G6, CKYH얼라이언스에 이어 세계 1위 정기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도 유럽항로 서비스 구조조정에 동참한다. 11월에 단행하는 운임회복 성공을 위한 물밑 작업 성격이 짙다.
머스크라인은 11일(현지시각) 아시아-지중해노선인 AE5를 철수하고 아시아-북유럽노선인 AE9를 오는 12월 초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라인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을 맞아 이달 초순께 유럽항로에서 일부 항차를 휴항한 적은 있지만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라인은 아시아-유럽항로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추가적인 선복 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선복 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쇠렌 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 8월 말 로이즈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머스크라인의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이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로써 머스크라인은 정기선사 그룹 중 3번째로 유럽항로 선복 감축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말 한진해운이 포함된 CKYH얼라이언스가 중국 닝보항 출항을 마지막으로 중국-북유럽 노선인 NE4를 잠정 중단했으며 현대상선 등의 G6도 이달 초 같은 지역 노선인 루프3을 중단했다.
머스크라인 항로 및 마케팅최고책임자인 빈센트 클러크는 "올해 아시아-유럽항로의 물동량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까닭에 운항하고 있는 선박들이 모두 필요한 건 아니다"며 "시장 지위를 위축시키지 않는 선에서 선복감축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현재 총 11개의 아시아-유럽항로를 취항 중이며 이 가운데 지중해 노선은 5개다. 지중해 서비스는 다시 지중해 2곳 흑해 2곳 아드리아해 1곳 등으로 나뉜다. AE5는 흑해 노선 중 하나로 이집트와 터키를 잇고 있다.
AE5 서비스는 현재 65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이 운항하고 있으며 전체 노선은 샤먼-닝보-상하이-옌톈-난사신항-탄중펠레파스-제다-포트사이드-이즈미르-차나칼레-암발리(이스탄불)-차나칼레-포트사이드-중국이다.
이 서비스는 11월8일 <머스크고베>호의 탄중펠레파스 출항을 마지막으로 닻을 내린다. AE5에서 기항하던 암발리항은 다른 흑해 노선인 AE3에서 이어받는다.
AE9는 8000TEU급 선박 11척으로 칭다오-상하이-닝보-샤먼-옌톈-탄중펠레파스-수에즈운하-탕헤르(모로코)-로테르담-브레머하펜-펠릭스토-제브뤼헤-발렌시아-수에즈운하-중국을 서비스해 왔다. 이 서비스는 발표와 함께 곧바로 휴항에 들어가 12월 초순 이후 재개될 예정이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선복 감축은 주력 서비스인 '데일리머스크'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유럽항로 선복은 올해 초 북유럽 노선 중단을 포함해 총 21%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 2월 프랑스 CMA CGM과 함께 서비스하던 아시아-북유럽 노선 AE8을 중단하며 유럽항로 선복을 9%가량 감축한 바 있다. CMA CGM이 스위스 MSC와 손잡고 새로운 얼라이언스 체제를 구축한 게 노선 중단 이유였다.
머스크라인까지 유럽항로 축소경영에 나서면서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유럽항로 운임인상(GRI)이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머스크라인은 지난달 말 정기선사 중 가장 먼저 11월부터 유럽항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500달러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선사들도 머스크라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제히 운임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유럽항로 운임은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1000달러대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상하이-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1113달러로 9월 말 대비 45달러 하락했다.
한편 머스크라인은 서비스 개편을 단행하면서 AE3에서 광양항을 추가 기항키로 결정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까지 광양항을 주 2항차 기항해 오다 올 초부터 부산항 서비스를 4곳으로 늘리는 대신 광양항 기항을 1곳으로 줄인 바 있다. 이로써 머스크라인의 광양항 기항 노선은 기존 AE10과 함께 2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과거 체제를 복귀하게 된 셈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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