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2 21:59

머스크라인, “유럽항로 부진 못버텨”…노선 감축 선언

AE5 철수등 서비스 구조조정…광양은 추가기항키로

G6, CKYH얼라이언스에 이어 세계 1위 정기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도 유럽항로 서비스 구조조정에 동참한다. 11월에 단행하는 운임회복 성공을 위한 물밑 작업 성격이 짙다.

머스크라인은 11일(현지시각) 아시아-지중해노선인 AE5를 철수하고 아시아-북유럽노선인 AE9를 오는 12월 초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라인은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을 맞아 이달 초순께 유럽항로에서 일부 항차를 휴항한 적은 있지만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라인은 아시아-유럽항로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추가적인 선복 감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선복 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쇠렌 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 8월 말 로이즈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머스크라인의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이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로써 머스크라인은 정기선사 그룹 중 3번째로 유럽항로 선복 감축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달 말 한진해운이 포함된 CKYH얼라이언스가 중국 닝보항 출항을 마지막으로 중국-북유럽 노선인 NE4를 잠정 중단했으며 현대상선 등의 G6도 이달 초 같은 지역 노선인 루프3을 중단했다.

머스크라인 항로 및 마케팅최고책임자인 빈센트 클러크는 "올해 아시아-유럽항로의 물동량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까닭에 운항하고 있는 선박들이 모두 필요한 건 아니다"며 "시장 지위를 위축시키지 않는 선에서 선복감축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현재 총 11개의 아시아-유럽항로를 취항 중이며 이 가운데 지중해 노선은 5개다. 지중해 서비스는 다시 지중해 2곳 흑해 2곳 아드리아해 1곳 등으로 나뉜다. AE5는 흑해 노선 중 하나로 이집트와 터키를 잇고 있다.

AE5 서비스는 현재 65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이 운항하고 있으며 전체 노선은 샤먼-닝보-상하이-옌톈-난사신항-탄중펠레파스-제다-포트사이드-이즈미르-차나칼레-암발리(이스탄불)-차나칼레-포트사이드-중국이다.

이 서비스는 11월8일 <머스크고베>호의 탄중펠레파스 출항을 마지막으로 닻을 내린다. AE5에서 기항하던 암발리항은 다른 흑해 노선인 AE3에서 이어받는다.

AE9는 8000TEU급 선박 11척으로 칭다오-상하이-닝보-샤먼-옌톈-탄중펠레파스-수에즈운하-탕헤르(모로코)-로테르담-브레머하펜-펠릭스토-제브뤼헤-발렌시아-수에즈운하-중국을 서비스해 왔다. 이 서비스는 발표와 함께 곧바로 휴항에 들어가 12월 초순 이후 재개될 예정이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선복 감축은 주력 서비스인 '데일리머스크'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유럽항로 선복은 올해 초 북유럽 노선 중단을 포함해 총 21%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 2월 프랑스 CMA CGM과 함께 서비스하던 아시아-북유럽 노선 AE8을 중단하며 유럽항로 선복을 9%가량 감축한 바 있다. CMA CGM이 스위스 MSC와 손잡고 새로운 얼라이언스 체제를 구축한 게 노선 중단 이유였다.

머스크라인까지 유럽항로 축소경영에 나서면서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유럽항로 운임인상(GRI)이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은다. 머스크라인은 지난달 말 정기선사 중 가장 먼저 11월부터 유럽항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500달러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선사들도 머스크라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제히 운임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유럽항로 운임은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며 1000달러대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상하이-유럽항로 운임은 TEU당 1113달러로 9월 말 대비 45달러 하락했다.

한편 머스크라인은 서비스 개편을 단행하면서 AE3에서 광양항을 추가 기항키로 결정했다. 머스크라인은 지난해까지 광양항을 주 2항차 기항해 오다 올 초부터 부산항 서비스를 4곳으로 늘리는 대신 광양항 기항을 1곳으로 줄인 바 있다. 이로써 머스크라인의 광양항 기항 노선은 기존 AE10과 함께 2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과거 체제를 복귀하게 된 셈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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