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상황이 심각하다. 상반기에 운임회복 전략의 하나로 유가할증료(BAF) 징수에 두 팔을 걷었던 선사들은 심각한 물량 감소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비수기를 앞두고 있어 시황 전망은 더욱 어둡다.
한중항로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YSLC)에 따르면 상반기 한중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121만1천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7만6천TEU에 견줘 5.1% 감소했다. 수출항로는 6.9% 감소한 50만6천TEU, 수입항로는 3.7% 감소한 70만4천TEU였다.
상반기 물동량이 수출과 수입항로 모두 다 마이너스 성장한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선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해운업계를 강타한 2009년에 수출과 수입항로에서 각각 36.1% 2.5%의 감소폭을 보인 바 있다.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다 올해 다시 하락세로 꺾였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부진한 데다 중국 연안에 위치해 있던 공장들이 높아진 인건비를 이유로 동남아 등지로 이전하면서 한중항로 시황도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중항로 전망은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숨 지었다.
선사들은 다만 상반기에 수출입항로에서 실시한 BAF 도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선사들은 지난 4월부터 수출항로 100달러, 수입항로 190달러의 BAF를 부과하고 있다. 걱정했던 대형화주들과의 협상도 원만히 타결을 지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당초 내걸었던 수준엔 못 미치지만 대부분의 대형화주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BAF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항로 운임이 제로(0)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선사들로선 BAF 부과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편 대만·홍콩 선사인 TS라인이 최근 북중국-인천 노선을 개설한 것을 두고 국적선사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TS라인은 최근 1천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해 인천과 중국 신강(톈진) 다롄 칭다오 홍콩 서커우 샤먼을 잇는 북중국·홍콩(NCH) 서비스를 개설했다. 지난 19일 첫 배인 < ER리가 >호가 인천항에 들어왔다.
국적선사들은 “카페리 노선이 개설돼 있는 신강이나 다롄 칭다오 등 북중국 항만에서 국적선사들은 로컬화물 영업을 못하는 반면 대만선사들은 자유롭게 취항하고 화물도 싣고 있다”며 “일-대만 항로가 아직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적선사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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