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화물선운임지수(BDI)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선 큰 의미를 부여치 않는 모습이다.
15일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4일치 BDI는 734를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특히 지난 3일 바닥을 찍은 뒤 7일(영업일 기준)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BDI는 지난해 12월12일 이후 매일 거르지 않고 하락하며 이달 3일 647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해운업계의 중심추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수송 수요 부진이 건화물선 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은 지난해 말 이후 감소 추세가 표면화됐다. 중국 바이어들이 자국내 철광석 재고량이 9600만t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수입량을 축소했다. 특히 중국이 연간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에 들어가면서 용선주들의 움직임이 최저점까지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계적인 철광석 산지인 브라질 남부와 호주 서부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어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됐다.
춘절 연휴가 끝나면서 BDI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파나막스 시장이 시황 호전을 이끌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구매량 증가가 서호주의 수요로 이어지면서 호주 리오틴토를 중심으로 한 광산업체들의 철광석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BDI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선사들은 손익분기점에서 동떨어져 있는 현재의 BDI는 상승 하락을 논할 만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선사들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는 BDI는 2500~3000포인트 선이다.
14일 현재 일일 평균용선료는 케이프사이즈 5340달러 파나막스 8138달러 수프라막스 6816달러였다. 파나막스 운임은 최저치였던 3일에 비해 2500달러이상 상승한 반면 케이프사이즈 운임은 100달러가 채 못 올랐다. 수프라막스 운임은 500달러 가까이 인상됐다.
케이프사이즈의 경우 하루 운영비만 1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운임으로는 5000달러가량의 적자를 고스란히 지게 되는 것이다. 용선료가 손익분기점 아래로 크게 내려간 상황에서 선사들은 현재의 미미한 상승세로 수익 창출을 기대하는 건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중견선사 한 관계자는 "BDI가 최근 들어 소폭 오르고 있다지만 선사들로선 시황개선에 대한 체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용선료나 인건비에 더해 연료비도 크게 오른 상황이어서 과거보다 선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BDI 수준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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