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홍수로 아시아 생산· 물류에 다시 큰 타격
10월 초순부터 심각했던 태국 대홍수는 일본 제조회사가 대거 진출하고 있는 태국의 주된 공업단지에서의 생산활동을 1개월째 중단시키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거대공장이라 불리우는 태국에서 일본계 하이테크 공장의 잇따른 생산중단 영향은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많은 일본계 제조회사의 현지공장이 침수피해를 입어 생산중단에 빠지고, 그 결과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산업계로까지 파급되고 있는 상황은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으로서의 태국의 존재감을 새삼 실감케 한다.
초여름부터 9월까지 장마, 호우의 영향으로 홍수 침수피해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던 것은 10월 초순부터다. 태국 북부에서 공업단지가 잇달아 2미터가 넘는 침수를 당해 생산, 가동을 중단했다.
사하라따나나콘/로자나/하이테크/방파인/방카디 등의 각 공업단지가 물에 잠겨 가동을 할 수 없게 됐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계 제조회사가 몰려 있는 나바나콘 대형 공업단지의 조업중단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크고 작은 조업, 생산중단에 들어간 주요 기업은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동차 제조회사, 소니/도시바/파이오니아/히다치제작소/TDK 등 전자기기 제조회사, 캐논의 프린터공장, 니콘의 디지털 카메라공장도 생산을 중단했다. 식품은 태국 아지노모토, 소매업은 패미리마트의 아유타야 주변 점포가 전부 피해를 입었다.
그중에서도 일본계 자동차 제조회사는 올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품공급이 끊겨 세계적으로 생산조정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홍수피해까지 당해 참으로 힘든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침수된 혼다공장을 제외하면 도요타와 닛산은 주력공장에 직접 피해는 없었으나(10월 하순시점) 고무부품과 시트벨트 그밖의 부품 제조회사의 공장이 침수피해를 입어 조업중단, 부품공급의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11월 7일까지 생산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태국은 “동남아시아의 디트로이트”라 불릴 정도로 일본과 미국, 유럽 등 각국의 자동차 제조회사, 자동차부품 산업등이 몰려 있다. 예를 들어 닛산이 일본행 마치의 생산거점을 2010년 태국으로 이전함으로써 화제가 됐었다. 도요타와 같이 태국을 동남아와 유럽, 미국 각국으로의 자동차 수출 거점으로 하고 있는 제조회사도 있다.
대부분의 부품 제조회사의 조업중단과 그에따른 자동차 제조회사의 생산스톱의 영향은 적지 않다. 1개월이나 계속되면 세계적으로 생산조정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은 자동차산업 뿐만이 아니다. 10월, 11월은 대부분의 일본기업이 연말 특수용으로 아시아에서 신제품과 특매상품의 증산에 들어가는 시기다. 그것이 불가능해진 제조회사도 많다.
예를 들면 소니. 자사공장도 협력공장도 가동이 중단된 탓으로 11월 11일 일본에서 예정돼 있던 신형 디지털 싱글렌즈 카메라의 발매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싱글렌즈 카메라의 거의 전량을 제조하는 아유타야현 하이테크 공업단지의 공장 재개의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싱글렌즈 카메라는 니콘도 그 90%(연간500마대)를 태국의 아유타야현 로자나 공업단지에서 생산하고 있었으나 이 또한 조업중단에 빠져 연말 특수용 낙담이 극심할 것이다.
태국이 세계생산의 60%를 차지한다는 하드디스크(HDD)의 부족도 걱정이다.
공업제품뿐만 아니라 태국은 일본에 대해 치킨과 새우의 공급원이기 때문에 이것 역시 서서히 품귀현상을 빚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물류업계, 정기선업계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일본계 중핵 포워더라면 태국의 주요 공업단지에 대부분 영업소, 주재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점도 마찬가지로 침수피해를 입어 향후 대응에서도 물에 젖은 화물의 처리며, 공장재개 후의 물류체제 확보며, 보험처리 등등 산적해 있는 잡무가 밀어닥칠 것이다.
또한 태국항로의 정기 컨테이너 선사도 항만/CY에 관련된 홍수관련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10월말의 만조 시에는 방콕시내도 대침수의 엄습을 받았었으나 항만· 컨테이너 버스쪽도 아슬아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태국항로의 선사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모든 버스에서 가동은 하고 있으나 방콕항 PAT버스 등은 이제 수면이 상당히 상승해 위태롭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CY로부터 화주가 컨테이너를 인수해 가지 않기 때문에 항만이 체류 컨테이너로 가득찬 상태”라는 것이다.
방콕항 출입구 주변에서 수입 컨테이너가 쌓이는 사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부품과 소재 화물이면 그것들을 가지고 가야할 공업단지의 대부분이 침수를 당해 폐쇄돼 있고, 식품과 의료류도 옮겨놓을 창고지역 역시 홍수로 침수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항만 출입구 주변으로부터 가지고 가고 싶어도 갈 장소가 없다는 것이 다. 이렇게 되면 CY에 컨테이너가 쌓인다. 따라서 PAT에서는 “하역은 하지 않고 선적만”이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쌓이기만 하는 컨테이너 화물에 애를 태웠던 방콕항만 당국으로부터 “48시간 내에 CY 내로부터 반출하시오”라는 통지가 있었다고 하나 그것이 실행됐는지의 여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관계 선사도 방콕항 출입구 주변으로부터 컨테이너를 Lat Krabang ICD(라크라방 내륙 데포)와 남부 연안 외해(外海)에 인접한 컨테이너항 램차방으로 이동해 어떻게든 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 비용은 화주에게 청구하게 된다.
어쨌든 방콕항에서는 지면에 접하는 컨테이너는 공컨테이너 만으로 2단 이상 수입 컨테이너를 적재하도록 조치하고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Lat Krabang(LKG)와 램차방도 펑크가 날지도 모른다. 선사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공업단지 물이 빠져 컨테이너 화물을 원활하게 항만 출입구 주변 지역으로부터 딜리버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에 다시금 자연의 맹위에 휘둘린 산업계와 국제물류업계지만 유럽과 미국이 불경기 일색일 때 일본에서 비교적 호조인 무역, 물류시장이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성장 기대국이었다. 그 중에서도 중심적 존재인 태국이 대홍수 피해로 인해 장기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은 참으로 실망스럽다.
일본과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류에서도 월 5만TEU의 물량이 왕복하는 태국항로이니만큼 정상화가 무엇보다 기다려진다.
* 출처 : 11월7일자 일본 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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