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15:11

한일항로/환율하락 영향 본격화…수입강세 vs 수출 약세

선적 상한선은 90%까지 올려
한일항로는 3월 들어 선적상한선을 전 달 보다 올렸다. 일본 회계연도 결산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한일항로 취항선사들은 3~4월 선적상한제(실링제) 수준을 90%로 정했다. 1~2월의 83%에서 7%포인트 높여 잡은 것이다. 3월 이후 물동량이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본 결과다. 선사들은 1~2월엔 비수기란 점을 들어 작년 하반기에 견줘 2%포인트 낮췄던 터였다.

수입물동량은 환율하락과 4월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일본 회계연도의 영향으로 강세를 띠었다. 특히 환율하락은 향후 수입항로 시황에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이맘때 100엔당 16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엔화 환율은 최근 121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1년 새 25% 하락한 것으로, 지난 몇 년간 약세를 면치 못했던 수입물동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기업들이 회계 마무리를 하면서 3월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수출한 것도 수입물동량 상승에 한몫했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밀어내기 물량이 몰린 것이다.

선사 관계자는 “3월은 일본 회계연도 마감달이라 수입이 강세를 나타냈다”며 “현재 추세대로 보면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물동량은 환율하락이 반대로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연초까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됐던 수출물동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3월과 4월 상승세를 보이는 한일항로에서 수출물동량은 3월 들어서 이렇다할 호조세를 보이지 못했다. “약보합세에 가까웠다”고 선사들은 전했다.

일부 선사들은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를 앞두고 물동량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 기간동안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는 만큼 다시 한번 밀어내기 물량이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골든위크는 히로히토 일왕이 태어난 4월29일부터 헌법기념일인 5월3일과 녹색의날 4일, 어린이날 5일까지 이어지는 1주일간의 연휴를 일컫는다.

물동량과 무관하게 운임은 견고하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물동량은 250달러 안팎, 수입물동량은 200달러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실링제의 효과와 함께 최근 해운업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컨테이너 장비 난(難)이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요즘 해운업계에서 컨테이너 부족이 심각하다”며 “선사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장비를 들여오기 위해 지불하는 등 운임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경희 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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