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8 17:50
작년 세계경제 동반침체로 인한 최악의 시황 속에서 수주 가뭄에 시달린 조선업계와 물동량 급감으로 적자경영에 허덕였던 해운업계가 금년부터 녹색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2015년부터 '온실가스를 30% 감축한 친환경 선박건조'를 골자로 하는 녹색경영을 선포했다.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각종 신기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개발 중인 각종 친환경 기술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선박이 1년 동안 저감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나무 1200만 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 규모다. 1년에 평균 60척을 건조하는 삼성중공업의 건조 능력을 감안하면 매년 7억2000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친환경기술 확보 업체가 조선 및 해운업계 주도
이처럼 조선업계에서 친환경 선박 건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해운업계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향후 친환경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업체가 조선 및 해운업계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기도 하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요구는 국내 해운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3대선사 중 하나인 MOL 역시 최근 미쓰비시중공업에 친환경 자동차선을 발주했다. 2012년 인도 예정인 이 선박은 태양열과 리튬-아이온 배터리를 겸용한 하이브리드 추진 방식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실제로 세계해운위원회(WSC)와 29개 회원사들은 지난 13일 국제해사기구(IMO)와 각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율적인 선박시스템을 제안했다. 신조선은 앞으로 건조단계부터 에너지 효율기준를 바탕으로 일정수준까지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3%를 차지하는 선박에 대해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수립 중이다.
◇탄소배출량 계산기·PBCF 부착·…해운사도 '녹색 경영'
국내 해운사들 역시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2월 말부터 컨테이너의 운송 구간별 CO2 발생량을 산출할 수 있는 탄소배출량 계산기(Supply Chain Carbon Calculator)를 실용화해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는 한진해운이 대표적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탄소배출량 계산기가 실용화 된지 한달 여가 지났는데 이용 건수가 6000여 건에 달한다"며 "영어권,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관심 및 이용도가 높은 것은 저탄소나 친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7월 녹색경영팀을 구성하고 전 운송 구간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2015년까지 2008년 대비 '단위 거리-TEU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15% 감축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현대상선 역시 이산화탄소 배출관리를 전 선단으로 확대 적용하는 동시에 경제속력 유지, 불필요한 기기운전 금지, 연소상태 최적 유지, 선박 추진효율 향상 등을 통해 녹색운항에 힘쓰고 있다.
특히 선박 추진효율 향상을 위해 선박 프로펠러 효율 개선 장치인 'PBCF(Propeller Boss Cap with Fins)'를 선박에 부착했다. BPCF 장치는 선박 추진체인 프로펠러의 중앙에 작은 핀들을 바람개비 형태로 달아 에너지 효율을 3~5% 개선시켜 연료 절약 및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STX팬오션 역시 저탄소 녹색선박 구현을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2015년까지 2008년 대비 이산화탄소 최소10%, 최대 15% 절감 목표 및 육해상 친환경 경영 기반 구축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팬오션은 지난해 74척 선박 중에 25척에 대해 PBCF를 설치했다.
업계에서는 해운사들의 저탄소 운항 및 그린 선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요구는 조선사들의 친환경선박 건조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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