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4 10:50
항로총결산/ 한일항로
물동량 약세에도 운임은 철옹성
물동량 연초 폭락 이후 꾸준히 회복
한일항로는 지난 2007년 말 도입한 화물선적상한제와 지난해 1분기 단행한 한신(고베·오사카) 항로에서의 선박합리화로 운임안정화 및 비용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 말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여파로 물동량이 반토막 나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한일항로의 운임은 철옹성처럼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선사들은 정기불황으로 물동량이 급감하자 선적상한선을 단단히 틀어쥐어 시황 지키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올해 초 한일항로 물동량은 40% 안팎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수출물동량과 수입물동량의 동반하락세는 선사들을 위축되게 했다. 결국 선사들은 선적상한선을 1월에 65%, 2월에 55% 수준까지 대폭 강화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상한선이 90%였음을 감안할 때 물동량의 하락 속도가 얼마나 가파르게 진행됐는지 엿볼 수 있다.
한일항로의 물동량은 전년 대비로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월간 실적에선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11월 한일항로 수송물동량은 110만7246TEU로, 1년 전의 126만4218TEU에 비해 12.4% 감소했다. 하지만 월별 물동량은 상승탄력이 거셌다. 1월 5만7085TEU에서 2월 들어 4만7278TEU로 곤두박질쳤던 한일항로 수출물동량은 3월 5만4171TEU로 급격한 오름세를 보인 뒤 꾸준히 5만TEU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접 수출된 로컬물동량은 2월 1만9천TEU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 이후 2만TEU 중후반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수입물동량의 경우도 1월 2만9852TEU로, 전달인 2008년 12월의 4만142TEU에서 25.6% 급감한 뒤 2월 3만9686TEU에서 3월엔 4만TEU를 3천TEU 이상 넘어섰으며 이후 4만TEU 중후반대의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물동량 성장과 함께 선적상한률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50%대까지 떨어졌던 상한선도 3월 69%, 4월 71%, 5월 74%, 6~8월 77%로 상승일로를 달렸으며 9월 이후로는 85%선을 유지했다.
한일항로의 운임수준은 물동량 하락과 관계없이 꾸준한 모습을 이어가 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큰 힘이 됐다. 부산항 기준 일본 주요항 수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연초 300~350달러선을 유지했으며 하반기 들어선 소폭 떨어지긴 했으나 250달러대 안팎을 유지했다.
수출항로와 비교해 수입항로 운임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띠었다. 일본 주요항→부산항 간 수입운임은 2009년 들어 TEU당 18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250~300달러대를 유지한 것에 비해 금융위기 발발 이후 운임시장이 흔들렸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선사들은 항로 안정화와 비용 절감을 위해 한신항로에서 성공했었던 서비스 구조조정을 내년 3월을 목표로 게이힌 항로에서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각 선사 오너들까지 구조조정을 놓고 원칙론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긍정적이란 평가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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