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9 14:52

한중항로/ 수출 ‘울상’ vs 수입 ‘희색’…시황 급반전

수입항로 운임 빠른 회복세
한중항로에선 10월 들어 수출노선과 수입노선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어려운 시황여건 속에서도 선사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노선은 급작스런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수입노선은 빠른 상승세로 선사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수출항로 물동량은 9월 추석과 중국 국경절(國慶節)을 앞두고 하락한 뒤 10월 들어서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항로의 물동량 약세는 시황에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석유화학제품(레진)의 갑작스런 퇴조가 원인이다.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 수입화주들의 레진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회복 정책을 철회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타전된 뒤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로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

특히 상반기 동안 레진 수요가 필요 이상으로 많았던 점에 미뤄 이미 충분한 재고량을 확보한 중국 수입화주들이 앞으로도 레진 수입에 소극적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선사들은 8월에 비해 15~20% 가량 물동량이 하락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A선사 관계자는 “레진 물동량이 크게 하락한 뒤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최근엔 수요 감소로 레진 가격이 30% 가량 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수입항로 물동량은 10월 들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수입항로가 한창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초 대비 95% 수준까지 물동량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수입항로는 2000년대 이후 한중항로를 이끌던 기간노선 역할을 해왔으나 지난해 올림픽 개최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안강화로 물동량이 격감한 뒤 경기불황과 환율상승의 여파가 더해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B선사 관계자는 “10월 중순이후부터 수입항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선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특히 상하이항의 경우 선복이 없어 짐을 싣지 못하는 경우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선사들은 수입항로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운임회복에 나서고 있다. 물동량 상승세가 빠른 상하이항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TEU)당 현행 50달러에서 100달러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한달 새 무려 2배 가까이 상승하는 것이다.

C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중국 현지에서 20~30달러 수준의 운임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선복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출항로 운임은 물동량 하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운임이 바닥권이라는데 선사들과 화주들의 인식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산항 기점 50~70달러, 광양·울산항 기점 130~150달러 수준이다.

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이에 더해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3차 가이드라인을 10월19일 도입했다. TEU당 부산항 100달러, 광양항 및 울산항 160달러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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