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9 16:11

CMA CGM, "내달말 구조조정 협의 매듭"

고객측에 3명 부사장 명의 서신 보내
지난달 말 한국 조선소에 발주한 신조선 일부를 취소하거나 인도 연기하는 한편 채권은행에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세계 해운·조선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프랑스 정기선사 CMA CGM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9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정기선사인 CMA CGM은 이달 초 파리드 살렘, 로돌프 사드, 장 마크 라카브 등 세 명의 대표이사 부사장 명의로 회사 고객들에게 채권단 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서신을 보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CMA CGM은 서신에서 "채권은행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회사의 재정상태를 정비하는 한편 성장전략을 뒷받침하는 금융지원을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라고 고객들의 이해를 구한 뒤 "구조조정 협의는 11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추후 일정을 설명했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CMA CGM 채권)위원회를 지원키로 했으며 지원책이 관련 전문가들에 의해 진행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다음달 말 끝나는 구조조정 협의는 CMA CGM의 정기선 서비스에 중·단기적으로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CMA CGM은 서신에서 "현재 전 세계 경기불황이 사상 유례없는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을 이끌고 있다"며 "수많은 해운회사들이 주주들과 거래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신조선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최근 심각한 해운업 상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가 이 회사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을 승인할 경우 소유주인 자크사드측은 그에 답해 지분 매각에 나서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향후 CMA CGM의 구조조정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해운컨설턴트인 AXS알파라이너에 따르면 CMA CGM은 지난 10년새 선박량을 10배 가량 늘리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세계 3위 컨테이너선사로 뛰어 올랐다.

지난 2000년 12만3천TEU에 불과했던 이 회사 선박량은 같은 국적의 델마스와 대만 청리네비게이션(CNC) 인수 등으로 이달 현재 102만TEU로 늘어났다. 세계 정기선 점유율은 2.4%에서 7.6%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자사선은 3만6500TEU에서 34만5500TEU로 증가했다.

게다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조선소에 51달러(약 5조9천원) 규모의 40척, 36만9500TEU의 신조선을 발주해 놓고 있다.

대폭적인 선대 확대 정책 결과 부채 규모는 56억달러(약 6조5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신조선 매입 등에 12억달러(약 1조4천억원)를 지출하는 등 심각한 유동성난에 직면해 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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