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재입찰 국내 해운사 한정 예상

현대제철에 연간 240만t의 철광석 및 유연탄을 운송하는 1차 입찰에서 국내 대형 해운사들이 집단적으로 입찰을 포기한 것은 2~3년의 장기운송 계약과 10~20년의 전용선 운송 계약에서 일본 선사 등의 참여를 허용한 데 따른 것이었다.
국내 해운사들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일본 선사들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국내 해운사들의 경우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집단적으로 입찰을 거부했다.

그 결과 장기 운송 및 전용선 계약에 입찰한 기업은 일본 3대 선사 가운데 하나인 K-Line 밖에 없었으며, 경쟁입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유찰됐다.
글로비스 관계자는 “경쟁 입찰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글로비스는 지난달 30일 국내 대형 해운사들을 초청해 이번 입찰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향후 입찰 계획 및 새로운 입찰 요건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차 입찰에서 2~3년 장기 계약은 일본 선사 등 외국 해운사들에게도 입찰 자격을 부여하는 대신 10년 이상의 전용선 계약의 경우 국내 해운사로만 입찰 자격을 한정해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비스 측은 아직까지 2차 입찰 조건과 관련해 최종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차 입찰에서 참여 요건의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기대만큼 일본 선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내 해운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대량화물 장기수송권의 해외유출 방지 및 대량화물 전용선 계약을 대폭 확대하고 △해운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입을 제한하는 해운법 규정을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해운 및 조선산업 공동발전 촉구 결의안’이 만장 일치로 통과됐다.<코리아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