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5 17:08
향후 국내 해운선사가 보유한 재무융통성에 따라 해운선사 신용등급에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황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해운선사가 불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때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 평가3실 윤민수 연구원은 22일 개최한 '제3차 KR 크레딧 세미나'에서 "해운업황침체기에 해운선사의 재무융통성은 실적이나 수익성 등 다른 요인보다 더 영향이 클 수 있다"며 "해운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재무융통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운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후폭풍으로 물동량이 감소하고 운임지수가 급락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호황기에 늘렸던 선박투자(용선+사선)로 외부차입과 고정비용이 늘면서 재무와 영업레버리지가 급증한 이중레버리지의 덫에 빠져있다.
실제로 올들어 대형해운사의 영업실적은 대부분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탱커선과 차량운반선 등의 특수선을 제외한 컨테이너선과 벌커선은 매출은 줄고 원가가 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진해운(22,800원 800 +3.6%), 현대상선(27,650원 150 -0.5%), STX팬오션(12,450원 650 +5.5%) SK해운 대한해운, 유코카캐리어스 등 국내 대형 6개해운사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62억 달러에서 올 상반기 82억 달러로 절반 가량 줄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역시 같은기간 10%수준에서 -10%수준으로 급락했다.
이로 인해 차입금이 급증,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영업으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데 선박투자로 예정된 지출 규모는 되레 더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6개 대형해운사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10조7794억원에서 올 상반기 13조4600억원으로 늘었다. 올들어 회사채 발행만 2조3629억원이 발생했고 CP를 통한 조달도 3250억원에 육박했다.
선박 공급이 넘치고 물동량이 줄어든 현재의 해운시장 침체를 감안할 경우, 해운사의 차입금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용선을 줄여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도 시간이 필요해 해운사의 유동성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졌다.
윤민수 연구원은 "현재 해운사의 신용등급은 'A0'등급에 수렴돼 있는데 아직까지는 각각의 업체가 'A'등급을 보유할 만한 유효 범위에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최근 해운사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는 이를 등급에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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