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2 07:43
화물연대가 11일 전국 9개 물류거점에서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우려됐던 대규모 물류 차질은 없었다. 하지만 의왕ICD등 일부에선 컨테이너 차량 운행이 줄어 운송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11일 오후 2시 협성CY 일대에서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갖고 운송거부에 들어갔다. 이들은 차량을 이용해 부산항 주요 부두를 돌며 선전전을 펼치고 감만부두 방향으로 도로 1개 차선을 점거해 행진하는 등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전국 컨테이너 물량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에서는 이날 운행 중인 화물운송 차량 2,800여대 가운데 화물연대 소속 793대 대부분이 운송거부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비조합원의 참여가 저조한 데다, 화물연대가 항만 봉쇄 등 투쟁 수위를 높이지 않아 물류대란 조짐은 없었다.
부산항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고, 부산항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송차량도 2,237대로 평상시(2,376대)의 95%에 육박했다. 파업의 주 타깃이 된 대한통운 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평소와 비슷하게 1,2분 간격으로 컨테이너 차량이 드나들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부산항 주요 컨테이너부두의 장치율(야적장에 적재된 컨테이너 비율)이 낮은 것도 물류대란의 우려를 덜게 했다. 이날 현재 부산항 컨테이너부두의 장치율은 대한통운부산터미널 61%, 자성대터미널 53%, 감만터미널 24% 등으로 평소보다 30% 가량 줄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두가 전반적으로 여유가 있어 운송거부가 확대돼 화물 반출입이 중단되더라도 열흘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수출입 물류기지인 경기 의왕ICD에서도 화물연대 서울ㆍ경기지부 조합원 300여명이 이날 오전 11시 출정식을 갖고 운송거부를 시작했다. 오전 한때 제1터미널에서 빠져나간 컨테이너 차량이 상당폭 줄어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곧 정상수준을 회복했다.
운행 차량은 모두 운송회사의 로고가 붙은 직영차나 위수탁 차량이었고, 화물연대 소속 용차(임대차량)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컨테이너 가동률이 20~30% 가량 떨어진 상황이어서 터미널 주차장에는 10여대의 위수탁 차량이 길게 줄을 지어 물량 배정을 기다리는 실정이었다.
한 비조합원 컨테이너차량 운전사는 "포천까지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나르는데 23만원 받다 올초부터 20만원으로 내렸는데 그나마도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어려워 화물연대의 파업에 심적으로 동조한다"고 털어놨다.
컨테이너 전용부두 4개 선석을 운영중인 평택항의 경우 지난해 파업 때처럼 컨테이너터미널 출입로 봉쇄만 없다면 평소 처리물량(1,700TEU) 처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물류시설 총 323곳에 경찰 3,400여명을 투입해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행위 차단 가능성에 대비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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