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4 13:00

한중항로/ 레진효과로 시황 강세 이어져

중동산 제품이 향후 시황 변수
석유화학제품(레진) 특수를 등에 업은 한중항로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중국의 내부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5월까지 레진화물 수출물동량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하고 있는 중국은 1분기에만 합성수지 수입을 43.6%나 늘린데 이어 2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무기로 한국 유화 생산업체들이 중국 내 수요를 독식하고 있는 것
이다.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황정협)에 따르면 2월과 3월 수출물동량은 레진효과에 힘입어 전달 대비 각각 36%, 2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전체 수출물동량은 경기불황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줄어드는데 그쳤다. 인근 한일항로와 동남아항로가 20%대에 가까운 물동량 감소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크게 양호한 모습이다.

A 취항선사 관계자는 “1월 중순께 중국의 레진 수입이 크게 늘어난 이후 물동량이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북중국 뿐 아니라 남중국이나 홍콩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남중국과 홍콩은 동남아항로로 분류되는 지역들이다. 중국발 석유제품 효과가 한중 뿐 아니라 동남아항로에까지 파란불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시황 호조에 힘입어 최근 선사들은 광양과 울산항에서 대기업을 대상으로 운임회복에 나서 성공적인 결실을 거뒀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광양항 100달러대 안팎, 울산항 120달러대 안팎까지 운임이 올라섰다. 이전과 비교해 30~40%의 회복세다.

광양항과 울산항은 인근에 석유화학단지가 자리 잡고 있어 중국으로 나가는 레진물동량 강세에 대한 체감이 특히 심한 곳들이다. 게다가 수출화물에 비해 들어오는 화물은 적어 선사들이 컨테이너 장비 수급에 애를 먹는 곳이기도 하다.

선사들은 이번 운임인상을 시작으로 3분기께 또 한 차례 운임회복에 나설 참이다. 회복된 운임수준이 당초 황정협이 정했던 운임 가이드라인 150달러에 못 미치는데다 운항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도 밑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비교해 부산발 운임은 여전히 TEU당 50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7~8개 선사 남짓한 광양·울산항과 달리 부산항의 경우 취항선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시황 호조가 운임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셈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레진 수입선을 중동쪽으로 돌릴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어 향후 항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유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중동산 레진 제품이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이달 중반 이후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동산 레진은 저가 원료를 사용해 한국 기업들보다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B선사 관계자는 “중동-중국 간 해상운임이 낮아 한중항로 운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중동산 레진제품의 가격대가 향후 한국 레진 수출 향방을 가늠할 열쇠가 될 것”이라며 “현재 제품에 대한 검증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가격대가 결정되는 이달 하순경부터 중동산 제품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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