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산둥성옌타이국제해운공사(심스라인)와 톈진해운(TMSC)을 인수한 그랜드차이나쉬핑(GCS, 다신화항운)이 드디어 한국 서비스에 돌입한다. GCS는 이달 말 부산·광양과 중국, 호주, 홍해 지역을 잇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GCS의 한국총대리점인 그랜드차이나해운한국(이하 GCS한국)은 이에 앞서 9일부터 톈진해운(TMSC)이 벌이는 평택-중국간 정기선 서비스의 국내 대리점 업무를 맡아 본격적인 해운서비스에 들어간다.
첫 해운 서비스를 시작하는 GCS한국의 분위기는 매우 분주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가 문을 연 이후 4개월 만에 첫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 영업팀을 이끌고 있는 정태수 부장은 오래 기다린 만큼 최선의 서비스로 시장에 첫 노크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하주들에게 GCS한국의 첫 인상을 알리는 것이어서 자연스레 긴장감도 흐른다.
“TMSC가 같은 중국선사인 SITC의 선복을 주간 50TEU 가량 빌려서 서비스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회사도 첫 인상이 굉장히 중요해요. 최고의 품질로 하주들에게 인사드리려고 합니다. 팀원들도 원양선사와 근해선사 등에서 일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좋은 서비스를 자신하고 있어요.”
정 부장은 지난 1992년 해운대리점과 국제물류주선업을 함께 해온 D해운에 입사하면서 해운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90년대 중반 시노코사의 대리점 업무로 한중항로 서비스의 ABC를 알았다면 90년대 후반부터 해왔던 수년간의 대만 CNC 영업으로 동남아항로를 착실히 익혔다. 이제 15년 가량의 아시아 역내항로 경험을 발판 삼아 GCS에서 빛을 발하겠다는 각오다.
“시노코 시절 한중항로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바뀐 점이 있다면 그땐 수출항로 물동량이 항로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수입항로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죠. 또 선사들도 많아지고 공급도 많이 과잉된 상태라 운임이 낮은 점도 어려움이 될 듯 합니다.”
그는 근해항로의 문제점으로 안정되지 못한 운임수준을 꼽았다. 원양항로의 경우 연간 계약을 통해 일정 수준의 운임이 유지되지만 근해항로는 시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 저운임 구조는 결국 전반적인 서비스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됨은 물론이다.
“예전에 동남아항로를 뛰는 배는 기름이 아닌 물로 간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근해항로는 운임 수준이 매우 낮아요. 선사와 하주의 사이에도 신의의 끈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안타깝죠. 운임 협약을 해도 수시로 입장이 바뀌는 경우도 많이 봤어요.”
정 부장은 오래 기다린 첫 서비스라 기쁘면서도 최근 경기 침체 한파로 세계 해운경기가 크게 위축된 점이 못내 안타깝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오롯이 서비스 품질과 영업력으로 신생업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밖에 없다.
“지금 해운업계가 너무 어려워 선사들마다 걱정이 굉장히 커요. 우리도 두말할 나위 없죠. 하지만 아무리 경기가 안좋다 해도 한국에서 수출되는 화물이 우리 선복량보다는 많다는 말로 팀원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다’란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런 때일 수록 화이팅하고 좋은 서비스를 보여준다면 하주들로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업계에서 성실하기로 소문난 그는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등산으로 푼다. 매주 2회 정도 산을 묵묵히 오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그는 빠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뒤처지지도 않는 묵직한 발걸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해운업계를 걸어가겠다고 넌지시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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