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2 13:15

호주항로/ 운임 타항로보다 안정세…앞날은 ‘부정적’

물동량 하락 폭 커져, 선사들 사업계획 못잡아
호주항로는 세계 해운산업의 극심한 침체 속에서도 안정된 운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후 물동량이 큰 폭으로 떨어져 향후 취항선사들의 행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호주협의협정(AADA) 소속 회원 선사들의 지난해 한국―호주 수출항로 물동량은 5만7,300TEU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7년의 6만4천TEU와 비교해 두자릿수(10.5%↓)로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1월부터 회원사에서 탈퇴한 머스크라인의 실적이 일부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정확한 실적계산에 한계는 있다. 하지만 2007년과 비교해 시황 하강의 강도가 꽤 컸음은 짐작할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부터 물동량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12월 물동량은 3,700TEU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5.5% 가량 줄었다.

호주항로 관계자는 “머스크라인 실적이 빠진 것이어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12월 들어 시황이 더욱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환율이 올랐는데도 물동량이 줄어 들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주항로 수송화물의 대부분이 시황에 민감한 가전제품이나 타이어 등이어서 향후 시황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등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호주 수입하주들이 신문용지 수입선을 동남아 등지로 바꾸면서 종이류 수출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동량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 항로 운임 상황은 썩 나쁘지만은 않다. 취항선사측에 따르면 부산-호주 주요항(멜버른·시드니·브리즈번) 기본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0~55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항로는 원양항로 중 유럽이나 미주항로처럼 선박 투입이 많지 않을 뿐더러 취항선사들도 비교적 적어 운임 하락세가 완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황이 어렵다보니 부대할증료를 별도로 받지 않고 총액으로 운임을 책정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부대할증료를 포함한 총액운임은 TEU당 750~800달러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항로들이 워낙 어렵다보니 조금이라도 사정이 좋은 곳이 있으면 선사들이 앞다퉈 배를 대려는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어 이 항로 시황도 낙관하긴 힘든 처지다. 게다가 운임이 타항로에 비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만 채산성은 매우 안 좋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선사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선사측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못잡고 있는 형편이다. 워낙 변동성이 커 전망을 할 수 없다”며 “해운업의 호황이 길었던 만큼 불황의 그늘도 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관적인 시황 전개에 한 표를 던졌다.

한편 AADA는 지난해 26일 TEU당 125달러 인하된 200달러의 유가할증료(BAF)를 계속 적용하고 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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