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입 물동량이 크게 하락하면서 블록트레인 도입으로 승승장구하던 철도 물류 시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9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및 한국철도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철도의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7만2203TEU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실적은 전달인 10월과 비교해선 32.5%나 감소한 것이다.
주요 거점별로는 항만 지역의 물동량 감소세가 심각했는데, 같은 달 광양항역 물동량은 6166TEU로 지난해 대비 41.3%나 줄어들었다. 부산항의 2대 철도거점인 부산진과 신선대역도 1만7734TEU, 5710TEU를 기록, 각각 21.7%, 25.2% 하락했고 경기도 의왕시의 오봉역은 1만9385TEU로, 17% 감소했다.
반면 12월부터 코레일 직영역으로 전환한 충남 예산의 삽교역은 2603TEU로 41.9%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11월 물동량의 급격한 부진으로 누계 실적의 성장률도 한자릿수로 둔화됐다. 1~11월 철도 컨테이너물동량은 112만3981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3만3591TEU보다 8.7% 성장하는데 그쳤다.
철도 컨테이너 물류시장은 지난 2004년 블록트레인 도입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또 올해 10월까지도 105만1778TEU로 12.4% 성장했던 터여서 11월 실적의 급감은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코레일 구교훈 물류마케팅 팀장은 “경제 위축의 영향을 컨테이너 물류 부문에서 크게 받고 있다”며 “철도가 25%, 육상(트럭킹) 물량이 35%가 떨어진 반면 양회나 석탄 등의 철도 일반화물 수송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급감으로 내년 운임 인상을 벼르고 있던 코레일이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올해 블록트레인 운임 할인률 축소로 간접적인 운임 인상을 시행한 바 있는 코레일은 만성적인 화물철도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엔 3~5%의 기본 운임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구팀장은 “블록트레인 도입으로 그동안 화차가 부족해 운임 인상에 당위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블록트레인 물량 채우기도 급급한 실정”이라며 “운임 인상을 하더라도 시장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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