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2 14:36
호주항로/ 호주 수입선 전환으로 시황 약세
운임은 보합세 유지
호주항로의 지난달 물동량이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3월 들어 안정궤도에 진입하는 듯 했지만 다시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취항선사측에 따르면 4월 한국발 호주향 수출항로 물동량은 4,546TEU로, 지난해 같은달의 5,415TEU와 비교해 16%나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상반기 물동량이 예년 수준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고는 하나 이같은 큰 폭의 물동량 감소는 선사들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4월 물동량은 비교적 약세로 평가되는 2005년보다 하락한 수준이다. 3월 물동량이 5462TEU까지 회복되면서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무색케 했다.
물동량 약세에 대해 업계는 호주수입업자들의 공급선 전환을 큰 이유로 꼽는다.
수입하주들이 수입처를 기존 우리나라에서 가격이 싼 중국이나 동남아지역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과 동남아산 제품들이 과거보다 품질이 우수해지면서 우리나라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에선 앞서는 대신 품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문용지나 가전제품 등이 중국이나 동남아 제품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호주항로 물동량 중 가전제품이 2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종이류는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경제가 철광석이나 석탄, 곡물 등의 주력수출품 가격상승을 빌어 호황세를 띄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그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호주 가전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호주 가전시장 규모는 지난해 29억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18.7%나 성장했다. 이중 74%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일본·한국·말레이시아에서 80% 이상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 가전시장의 성장세는 DVD 플레이어나 MP3, 홈시어터제품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주도하고 있어 한국 전자업체들이 이에 대한 시장확대가 요구된다.
다만 호주시장은 우리나라와 달리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매장에서 취급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상품비교를 통한 구매가 쉽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국산 제품에겐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하반기부터 호주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도 항로시황에 부정적이다.
선사들은 향후 물동량 전망에 대해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 혹은 제자리걸음을 보일 것이란 전망하고 있다. 다만 가전제품의 경우 현지 재고량 상황에 따라 스팟성으로 성장세를 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호주항로 전망은 속단하기 어렵다”며 “중국시장을 배경으로 아직까지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공급선 전환은 시황에 네거티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동량 약세에도 불구하고 운임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달 3일 흥아해운과 STX팬오션 등 국적선사의 항로 진출과 선박 대형화 등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선사들은 말했다. 다만 에버그린이 이달말부터 한진해운·하파그로이드와의 제휴를 풀고 단독배선에 나서면서 부산항 기항을 중단함으로써 선복상승분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향후 7월1일과 9월15일 TEU당 350달러씩 운임인상(GRI)을 계획하고 있고,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25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 도입할 예정이어서 운임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호주항로 유가할증로(BAF)는 지난달 9일 인상된 TEU당 475달러가 적용되고 있다.<이경희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