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네이션하주 타깃 국내시장 활성화 목표
●●● 해운물류업계는 보수적이란 말을 곧잘 듣는다. 마도로스가 한창 각광을 받으며 해운업이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절부터 여성들이 해운업계에 발을 들여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성들의 참여가 활발해졌다고 하는 요즘에도 여성들이 해운물류업계 임원진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같은 와중에 외국계 포워딩사 국내법인 최고경영자(CEO)로 여성이 임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계 아틀란틱포워딩그룹의 한국법인 지사장으로 임명된 박소양씨가 바로 주인공.
아틀란틱포워딩그룹은 1979년 설립된 글로벌 포워더로 스위스의 취리히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설립과 동시에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등 동북아 물류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아시아 전역에 현지 법인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9년 대리점계약으로 처음 물류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988년 합작법인 아틀란틱해운을 설립했다.
2001년엔 100% 외투법인으로 전환해 상호도 아틀란틱포워딩코리아로 변경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꾸준히 다져 왔다. 현재 처리 물량의 대부분은 노미네이션 화물들로 이뤄지고 있다.
박소양 지사장은 지난 1988년 아틀란틱포워딩에 입사한 이후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이 회사를 지킨 아틀란틱포워딩 우먼이다. 아틀란틱포워딩그룹이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울 때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업무에서부터 영업, 재정관리 등 회사 일을 두루 섭렵해 회사의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게 큰 강점.
“회사의 수익성 증대와 비용 절감 방법 등 효율성 있는 경영 에 대해서 어느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해요. 본사에서도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오퍼(Offer)하지 않았나 싶어요.”
박지사장은 현재 국내에서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미네이션 중심으로 구성된 화물비(比)를 다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로컬 법인 CEO로서 로컬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힘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거래선인 노미네이션 하주들을 타깃으로 CIF(수출자가 운송인을 선택하는 무역운송조건) 화물을 공략한다는 전략. 이 방법은 노미네이션 하주들과의 끈끈한 유대를 바탕으로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특히 노미네이션 하주들을 대상으로한 서비스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평점 A를 받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서비스 품질은 국내 영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까지 무작정 몸으로 부딪히기만 했던 남성 중심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여성 CEO의 꼼꼼하고 섬세한 면이 돋보이는 영업 방식인 셈이다.
저렴한 운임, 높은 수준 IT시스템
박지사장은 아틀란틱포워딩그룹은 글로벌포워더답게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물류네트워크가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본사가 있는 유럽이나 중남미, 중동, 미국 등의 서비스가 강하다. 또 아틀란틱포워딩그룹 전체 처리물량을 본사에서 직접 운송사들과 운임계약을 맺기 때문에 아틀란틱포워딩코리아는 하주들에게 저렴한 운임으로 운송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
“본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저렴한 운임도 강점이지만 로컬에선 선적과 관련해 하주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사항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해 주려고 해요. 그것이 곧 최고의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사장은 회사의 장점에 대해 말해 달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높은 수준의 회사 IT시스템을 꼽았다. 아틀란틱포워딩그룹은 창립 이후 회사 전산네트워크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특히 실시간 정보공유 시스템인 A.R.I.S는 이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자랑하는 첨단 IT물류시스템이다. A.R.I.S는 취리히에 허브를 두고 세계 각지에 화물 예약이나 선적 업무 등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도 상하이와 홍콩에 IT센터를 두고 아시아 네트워크들의 IT 관련업무를 직접 지원해 주고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한국법인이 운영하고 있는 부서별 팀장제를 들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 각 부서 팀장이 최종권한으로 해결하도록 해 책임감을 높였다. 박지사장은 팀장제 도입으로 업무 실수가 전혀 없을 뿐더러 직원들도 물류서비스에 대한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했다.
그는 그 자신뿐 아니라 직원들에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보다 내가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를 정확히 알고 맡은 바 업무를 할 때 회사 목표가 쉽게 달성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수익은 직원 모두에게 오롯이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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