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03 11:26
한일항로/ “엔低 시황에 대책없나”
수출물량 감소세 운임하락세 본격화 우려
한일항로는 최근 몇년간 지속된 원·엔화 환율 하락으로 국내 수출물량의 감소세가 표면화되면서 심한 운임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원·엔 환율은 올해 들어 780원으로 출발해 3월6일 823원까지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후 바닥없는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7월6일엔 746.13원으로 10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선 등락을 거듭하며 770원대까지 올라섰으나 전반적인 추세는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장기간의 엔저 현상은 한일항로의 물동량 추세를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에서 수출되는 물동량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수입되는 화물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전통적인 수출화물 강세의 틀이 깨지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가 집계한 한일항로의 상반기 물동량은 엔저에 따른 수출입 노선의 명암이 그대로 나타났다. 수출화물이 하락한 만큼 수입화물이 그 자리를 메웠다.
상반기 한일 수출입 물동량인 로컬화물 수송량은 28만9443TEU를 기록해 작년동기(29만1939TEU) 대비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화물 감소세를 수입화물이 상쇄하면서 보합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 기간 수출화물은 15만2490TEU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1%(-6541TEU) 감소한 반면 수입화물은 13만6953TEU를 기록해 3%(4045TEU) 늘어났다.
수출화물은 줄고 수입화물은 늘어난 결과 양 노선 물동량 비중은 작년 54:46에서 53:47로 그 격차가 줄었다.지난 4월엔 수입화물이 큰 폭으로 늘면서 수입화물이 수출화물을 240TEU가량 앞서기도 했다. 작년 상반기엔 54:46을 나타냈었다.
한일항로 전체 물동량(로컬·환적·피더)은 로컬물동량보다는 양호한 모습이다. 상반기 전체 물동량은 작년동기대비 4.4% 늘어난 66만8126TEU를 기록했다. 이중 수출화물은 38만5640TEU로 2.1% 감소한 반면, 수입화물은 28만2486TEU로 14.9% 늘어났다.
로컬수출화물의 감소세는 곧 국내 수출운임의 하락세로 이어진다는 데서 선사들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말 KNFC 주도로 TEU당 20~30달러 가량의 운임 인상에 어렵사리 성공한 바 있는 이 항로 선사들은 수출화물은 감소하는 반면 선복량은 늘어나면서 운임하락세가 표면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인상한 운임이 고스란히 내려간 것은 물론 그 이하의 운임으로 영업하는 곳도 눈에 띄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8월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물동량이 심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우려가 크다. 8월을 운임 시황의 고비로 보는 선사도 있다. 운임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는 하나 8월초까지는 선사들간 저가영업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으나 휴가철동안 물동량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경우 영업담당자들이 덤핑영업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KNFC는 운임 하락과 관련해 지난 1일 선사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으나 엔저 시황에서 뽑을 카드가 한계가 있음을 확인해야 했다.
이에 대해 A선사 관계자는 “이럴 때일 수록 계절화물 등 특화된 영업으로 접근해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며 “자사의 경우 시장에서 들리는 운임 하락세와 달리 아직까지 안정된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들간 부산항의 심한 선복과잉을 의식해 인천항을 통한 서비스 개발도 모색되고 있다. 흥아해운, 동남아해운, 동진상선, 동영해운등 한일항로 C운항그룹은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지역과 인천항을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신설항로는 인천-부산(울산)-도쿄-요코하마-나고야-부산(울산)-인천-도쿄-요코하마-나고야-부산-인천을 연결하게 되며 인천항은 일요일과 금요일 주2회 기항한다.
운항선박은 동영해운 카리나스타호(460TEU급)와 동진상선 다신호, 동남아해운 스카이호프호(이상 450TEU급) 등 3척이다. 오는 12일 카리나스타호가 인천항을 출항하면서 시작된다.
태영상선은 지난달부터 일본에서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수입화물에 대한 소량화물(LCL) 콘솔서비스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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