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4 09:27
북한 선박 한척이 홍콩에서 검문받은 뒤 억류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검문 결과 핵물질이나 무기 등 금지 품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검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보리 대북 결의 1718호는 화생방 무기 관련 물질이나 장비.재래식 무기 등을 실은 선박이 북한을 드나들 경우 관련국들이 검색해 금지된 품목의 반입과 반출을 저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2일밤 홍콩에 도착한 북한 화물선 강남1호는 23일 오전 홍콩 해사처 검사선의 검문을 받은 뒤 홍콩 당국에 정식 억류 조치됐다. 선박은 현재 홍콩 영해상의 웨스턴 1번 정박지에 계류중이다.
22명의 선원을 태운 2천35t급 일반 화물선인 강남 1호는 도착 당시 화물칸이 빈 채였고 당초 24일 대만에서 폐광물을 싣고 북한 남포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지난 8월20일 상하이에서 출항한 이 배는 인도네시아를 들렀다 다시 상하이로 되돌아간 뒤 지난 14일 상하이를 떠나 홍콩에 입항했다.
따라서 이 화물선이 미국과 일본이 유엔 안보리의 금수 대상으로 지목한 물질을 실은 것으로 추정하고 항로를 추적해왔던 선박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0일 남포항을 출발해 동중국해를 거쳐 남하중인 북한 선박을 추적해왔다.
신문은 억류된 화물선 선장이 대북제재나 핵실험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며 "우리는 통상 동남아를 중심으로 항만을 오가는 단순 화물선에 불과하다. 우리는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콩 당국은 이번 검문에서 모두 25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는데 이중 12건이 항로 이탈, 화재예방 및 인명구조 장비, 구식 해도 등 항만국통제(PSC: Port State Control) 조항을 위반한 것이었다.
항만국통제 조항은 항만당국이 자국 연안에서 해양사고를 방지하고 자국에 입항하는 외국 선박에 대해 선박의 안전설비 등을 국제안전기준에 따라 점검하고 결함사항의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업무다.
홍콩 해사처장 로저 튜퍼는 북한 선박의 억류사실을 확인하면서 "강남1호는 올들어 홍콩에서 검사를 받은 9번째 북한 선박으로 이중 6척을 억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강남1호가 홍콩에 입항하자 23일 유도미사일을 탑재한 프리깃함 게리호를 홍콩에 불러들여 물리적 충돌에 대비했다.(홍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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