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12 09:29
조선 '빅3', 내년 중국산 후판 수입 대폭 늘린다
국내 조선 빅3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중국산 선박용 후판 수입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올해 중국산 후판을 총 60여만t 정도 쓸 계획이며 내년에는 25만여t이 증가한 총 85만여t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조선 빅3가 중국산 후판 도입량을 늘리는 이유는 주요 해외 수입처인 일본 철강사와의 후판 협상이 최근 들어 매번 마찰을 빚어 납기에 차질이 생기는데다 중국산이 일본산보다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앞서기 때문이다.
중국산 후판 수입에 가장 적극적인 조선소는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총 300만t의 후판을 쓸 계획인데 이 가운데 해외물량으로 일본에서 90만t, 중국에서 50만t을 도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총 예상 후판 사용량 320만t 가운데 중국에서 70여만t, 일본에서 80여만t을 들여와 중국산 후판의 비중을 크게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최근 선박건조용 후판을 생산하는 중국 진황도수진금속재료유한공사의 지분 20%를 획득했으며, 내년에 이 회사에서만 후판 30만-50만t 가량을 들여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측은 "일본산 후판은 t당 600달러를 넘지만 중국산은 t당 480-490달러 밖에 되지 않아 경쟁력이 있다"면서 "과거 중국산 후판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이 독일에서 최신 설비를 들여와 광폭 사이즈 후판을 생산하면서 일본산과 품질에 차이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형 블록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또한 중국산 후판 사용량을 장기적으로 크게 늘린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저장성 닝보에 10만t 규모의 블록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둥성 영성시에 50만t 규모의 블록공장을 지을 예정으로, 이들 중국 블록공장의 후판 수요를 모두 중국산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올해 후판 소요량 100만t 가운데 일본과 중국에서 각각 40만-45만t, 5만-10만t씩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내년부터는 중국 블록공장의 확장 방침에 따라 중국산 후판의 비중도 10만t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측은 "2008년에 산둥성 블록공장이 완공되면 여기에서만 후판이 50만t이 소요되는데 이 물량을 전부 중국산으로 쓸 계획"이라면서 "현지 공장에서는 현지 물품을 쓴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국내산 후판 사용량이 90%에 달하는 대우조선은 중국산 비중이 1% 대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들어 후판 값이 들썩임에 따라 중국산 후판량을 늘릴지 여부를 고심 중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후판 소요량 90여만t 가운데 해외 수입분은 10만t 이내로 대부분 일본에서 들여오며 중국산은 일부 해양플랜트 자재와 샘플용으로 1만여t 정도만 활용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당연히 중국산 후판을 구매하는 게 옳지만 현재 중국산 비중이 높지 않아 조금만 수입할 경우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서 "하지만 향후 후판 가격 추이에 따라 중국산 후판 수입 확대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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