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5-03 10:16
최근 들어 8,000 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건조 및 운항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현대 중공업이 1만 3,000 TEU에 달하는 슈퍼 포스트 파나막스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등 선박의 대형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피앤오 네들로이드를 인수,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사로 등극한 머스크라인은 계열사인 오덴세(Ordence) 조선소에서 현재 나와 있는 선형 중에서는 가장 큰 1만2,500 TEU 컨테이너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불려 일으키고 있다.
외신을 인용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머스크 라인의 경우 이미 1만 2,000 TEU에서 1만 3,000 TEU에 달하는 세계 최초의 수에즈 막스급 컨테이너 선박을 이미 건조했을 가능성이 크고, 빠르면 7월 초에 운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50년 전 컨테이너 박스가 처음 등장한 이후 세계는 지금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물류 시대를 구가하고 있으나, 컨테이너 선박은 컨테이너 박스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보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컨테이너선 대형화 역사를 세대별도 돌이켜 보면, 컨테이너 수송 초창기인 1960~1970년대를 제1세대로 가정했을 경우, 당시 최대선형은 1,700 TEU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이 「제5세대」(2000~2005년)가 되면서 최대 선형은 8,6000 TEU까지 커지는 한편, 국내외의 조선소는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조만간 1만 TEU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즉, 지난 50년 동안 컨테이너 선박은 크기가 5배 정도 확대되는 과정을 거쳐 오고 있어 조만간 10,000 TEU 이상 선박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머스크 라인, 선박 대형화 주도
이 같은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는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 라인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회사는 지금까지 다른 선사에 앞서 규모가 큰 선박을 발주하면서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머스크 라인은 1996년에 당시로서는 최대 선형인 6,600 TEU 컨테이너 선박을 발주, 선박 대형화를 촉발시킨 바 있다.
프랑스의 선박 컨설팅 회사인 BRS 알파라이너는 지난해 말 머스크 라인이 컨테이너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최대 1만 5,000 TEU를 선적할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했다.
앞에서 적은 바와 같이, 머스크 라인은 올해 인도 받을 예정으로, 현재 덴마크에 있는 오덴
세 조선소에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데, 알파라이너는 이 선박이 폭 55m, 컨테이너를 22열로 적재 가능한 1만 2,500 TEU 선박(14개 실린더 디젤 엔진, 25노트)으로 예측하였는데 머스크 라인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현재 무성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이 선박의 경우 실제 컨테이너 운항 능력은 9,600TEU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견해도 제시되어 있어 실제 그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 할 수 있다.
이 선박이 올해 인도되는 경우 머스크는 다른 선사보다 적어도 4년 정도 빠르게 초대형 선박을 운항하게 되는데, 알파라이너는 이 선박의 길이를 405m까지 연장할 경우 컨테이너를 1만5,000 TEU까지 적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운항되는 컨테이너 선박 가운데, 가장 큰 선박은 MSC사의 파밀라 호로 컨테이너를 9,200 TEU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선박의 제원은 336m×45.6m이다.
그러나 이 선박은 올해 말에 인도되는 시스판/차이나 쉬핑의 9,600 TEU 급 선박 8척에 선 두 자리를 내주게 된다.
현재 각국 조선소의 경우 2008~2009년까지 일감이 거의 찬 상태이기 때문에 다른 선사가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경우에도 2010년 이전까지는 인도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머스크의 시장 선도적인 지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000 TEU선 건조 시간문제
한편,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1만 3,000 TEU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는 설계도면을 독일 선급에서 승인 받았으나 아직 발주를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밝힌 바에 따르면, 길이 382m, 폭 54.2m에 달하는 이 선박은 기존의 7,500TEU 선박에 비해 운항비가 29% 정도 저렴하게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도면이 공개됐을 당시 많은 선주들이 관심을 표시함에 따라 이 같은 선형의 컨테이너 선건조 발주는 단지 시간문제라는 것이 독일 선급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선박은 갑판 내에 20피트 컨테이너를 19열, 10단으로 6,230개 적재하고, 갑판에 21열, 7,210개 적재할 수 있고 항해속력은 22노트이다.
해운 전문가들은 8,000 TEU 선박이 이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고 있어 10,000 TEU가 넘는 선박이 주력 선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지 않는 한 아직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시장 투입이 본격화되고 있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물동량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선사들이 무리하게 메카 캐리어 확보 경쟁에 뛰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규모의 경제 달성 여부가 관건
1만 3,000 TEU의 메가 캐리어의 경우 8,000 TEU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과 같이 수심을 15m 정도만 확보하면 되므로 선사들이 기항하는 항만에 따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선박의 길이가 크므로 다른 선박에 비해 항만의 선회장이 넓어야 할 뿐만 아니라 화물을 채울 수 있는 선사의 집화 능력, 그리고 21열 갑판적 컨테이너를 적.양하 할 수 있는 갠트리 크레인의 확보 등이 최대 관건으로 등장할 수 있다.
또 선박 건조 측면에서도 적지 않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슈는 메가 캐리어의 운항비용이 7,500 TEU에 비해 29% 정도 저렴한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단위당 원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크기의 선박을 기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경우 선폭이 54.2m에 달해 같은 도크에서는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선박의 운항 측면에서는 이 같은 메가 컨테이너선의 경우 동서 기간 항로 서비스에 투입될 것이 확실한 데, 최근 확장계획을 발표한 파나마 운하의 최대 통과 가능선박 톤수가 1만2,000 TEU로 제한되어 있어 미 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그리고 신조선박 건조 가격이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도 조선소 측면에서는 이 같은 선박의 건조하는데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컨대 발주 사양과 인도 예정 기간에 따라 약간 변동이 있으나 8,000 TEU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가 1억 3,000 만 달러에서 현재는 1억 500만 달러로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부정적인 요인이 완전히 제거되는 경우에도 선사와 화주가 이 같은 메가 캐리어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계산이 서지 않고서는 초대형선의 시대가 빨리 도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사의 경우 동서 기간항로 사이의 화물의 불균형 문제가 남아 있어 자칫 초대형선을 투입하는 경우 소석률이 낮아져 운임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하주 입장에서는 선사가 기항 가능한 항만을 중심으로 서비스 체제를 변경하는 경우 스케줄을 맞추는데 어려움이 있을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주의 처지에서는 메가 캐리어가 등장하는 경우 규모의 경제가 달성돼 운임이 하락하는데 따른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초대형선 투입이 어느 정도 하주에게 득이 될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한 일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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