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9 09:02
부산항 개항 이래 처음으로 지난달 컨테이너 월 100만개(20피트 기준)를 처리하는 시대가 열렸다.
부산항이 예상보다 수개월 앞당겨 월 100만개의 컨테이너 처리 실적을 이룩한 배경은 미국 서안 항만에 하역대란이 발생하면서 북중국의 환적화물이 부산항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100만6천319개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5.5%의 증가했고 특히 환적화물은 29.3% 증가한 42만5천544개를 기록해 부산항 물동량 증가에 효자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들어 10%수준에 머물던 부산항의 환적화물이 지난달에 3배 가까이 폭증한 것은 미국으로 가는 북중국의 환적화물이 부산항에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9월부터 북미 최대 항구인 미국 LA 롱비치항에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발 수출물량을 실은 선박의 입항이 증가하면서 하역작업이 지연되는 '동맥경화'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미주 노선의 모선들이 5~8일 정도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주요 선사들은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중국의 톈진(天津), 다롄(大連), 칭다오(靑島), 닝보(寧波)항 등을 기항지에서 제외해 버렸다.
북중국의 항만을 기항지에서 제외하면 운항기간을 이틀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부산-중국 간 환적화물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7% 증가했고 올 10월까지 8%대에 머물던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누적증가율도 지난달 9.8%로 상승했다.
이달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증가율(10.1%)을 넘어설 것으로 부산항만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주요 선사들이 물량이 폭증하는 중국에 직기항을 늘리면서 부산항 환적화물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그러나 미국 항만의 혼잡으로 북중국의 환적화물이 대폭 늘어나면서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서 부산항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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