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25 17:18
대우조선해양이 대한해운의 자사주를 대량 매입해 최근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설'에 휩싸인 대한해운의 '백기사'로 떠올랐다.
대우조선은 최근 대한해운 자사주 75만5천870주(7.55%)를 256억9천900만원에 매입했다고 25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대한해운은 지난 20일 자사주 97만3243주(9.73%) 중 75만5천870주(7.55%)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우호세력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대한해운이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우조선에 지분 매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이날 공시에서 지분 취득 목적을 '회사의 지배권 취득 또는 지배권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측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공시했을 경우 대한해운에 대한 우호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어 지배권 취득으로 명시한 것"이라며 "대한해운에 대한 경영권 취득 차원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지난 95년 첫 LNG선을 대한해운에서 수주하는 등 대한해운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우조선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대한해운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은 골라 LNG측(30.56%)보다 2.07%포인트 앞서게 됐다.
한편 대우조선은 골라 LNG사와도 지속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대한해운의 자사주 매입 사실을 골라 LNG측에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골라측은 '문제 없다' 는 답변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골라 LNG사의 최근 지분 매집이 적대적 M&A가 아닌 해운업계 호황 등에 따른 단순 투자 목적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M&A 재료로 과평가된 대한해운 주식을 사들인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으며, 실제로 이날 대우조선 주가는 지난 22일 종가보다 550원(3.61%) 떨어진 1만4천700원에 마감됐다.
최근 노르웨이계 골라 LNG사가 대한해운의 지분을 대량 매입, 2대 주주로 떠오르면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자 대한해운은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을 인수대상으로 무보증 사모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우호지분 확보에 주력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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