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6 10:06
경남 거제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40대 근로자가 20년의 주경야독를 통해 2개의 학사 학위에 이어 석사 학위까지 취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조립2부에 직원 강한수(40)씨는 오는 27일 경상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대구가 고향인 강씨는 경북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뒤 83년 거제조선소에 입사, 1년의 적응 기간을 거친 이래 틈틈이 책과 씨름하는 등 주경야독으로 일관, 10여년만에 방송통신대 법학과 경영학 학사 학위를 잇따라 취득했다.
강씨는 2002년 경영학 석사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작업 현장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 경상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강씨는 2년여 기간의 연구끝에 '도요타 생산방식의 조선업에의 적용에 관한 연구'란 석사 논문을 제출, 심사를 통과했다.
일본 자동차회사인 도요타 생산방식은 인간 존중에 바탕을 둔 자동화 생산 시스템으로 국내 조선업에 적용해 연구 분석한 결과, 20-30%의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이 방식은 중국의 공격적인 조선업 진출에 따른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생산 현장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근로자들이 원가 절감에까지 신경쓰는 등 노사 신뢰의 회복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강씨는 생산 현장에서 일하면서 비효율적인 면을 살펴뒀다가 메모지에 기록, 논문에 반영할 정도로 세심하고 철저했다.
바쁘고 힘든 생산 현장에서 살아온 강씨는 "공부의 비결은 언제나 책을 끼고 사는 습관"이라고 귀띔했다.
강씨는 "한번 더 가속 페달을 밟아 박사 학위까지 취득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거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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