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11 12:25

한국경제 중국 의존도 심해

수출비중 19.3%-투자비중 43.5% 급등 상반기 대중국 투자 일본 제치고 1위



우리나라 수출과 투자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1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0일까지 국내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259억1천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7% 증가하며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3%로 20%에 육박했다.

지난 98년 9%에 불과했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0년 10.7%, 2002년 14.6%에 이어 지난해에는 18.1%로 미국(17.6%)을 제치고 제1의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했으며 올들어서는 미국과의 격차를 2.6%포인트로 벌렸다.

수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32억1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체 무역흑자(149억9천만달러)의 88%를 차지했다.

투자도 크게 늘어나 올해 상반기(1-6월) 대중국 직접 투자는 977건에 8억8천만달러를 넘어섰는데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1년 11.4%, 2002년 29.2%, 2003년 37%에 이어 올해는 43.5%로 높아졌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재투자액이 포함된 중국 상무부 통계를 보면 작년 우리나라의 대중국 투자는 44억9천만달러로 홍콩(177억달러)을 제외하면 일본(50억5천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35억1천500만달러로 작년동기(22억7천800만달러)보다 54%나 늘며 일본(29억4천700만달러)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대중국 수출의 지속적인 확대는 중국 경제의 고성장과 이에따른 구매력 증대, 국내업체들의 중국 수출전략 강화가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투자 증대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와 중국 투자환경 호전에 따른 투자이탈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중국 교역 증가는 일단 내수 부진에 빠져 있는 국내 경제의 성장과 고용을 뒷받침해주는 긍정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2.6%중 1%포인트 정도는 중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같은 기간 59만8천여명이 대중국 수출로 인한 직간접 효과로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급격한 대중국 투자 증가는 반대로 경제성장률 감소와 실업자 확대를 불러올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국 의존도 심화는 중국발 경제위기가 올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위험이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외환 유동성 부족에 의한 외환 위기나 버블 붕괴에 따른 내수불황 장기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한국 경제는 97년 외환위기 때 처럼 전염 효과에 의한 경제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많지만 올들어 수출과 투자의 의존 정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수출 및 투자 대상 다변화 등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없지 않고 특히 수년내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기업과 정부는 당장은 득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의존도 심화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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