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박운용(주)ㆍ현대상선, VLCC 1척 장기용선 합의

제1호 선박투자회사 설립 첫걸음


한국선박운용(주)와 현대상선은 지난 3일 선박투자회사제도를 활용해 VLCC 탱커(초대형 유조선) 선박 1척을 장기용선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대상선박은 현대중공업에서 오는 2006년 인도예정으로 건조계약체결된 VLCC 탱커이며 선박투자회사는 동 선박을 약 7천만달러에 구매해 5년이상의 기간으로 용선자(선박운항회사)인 현대상선에 선박을 장기용선할 예정이다.
30만9천DWT급인 VLCC선박은 길이 333미터, 폭 60미터, 높이 30미터로 갑판넓이가 축구장 3개와 맞먹는 초대형 선박이며 한번에 우리나라 하루 소비량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으며 국내 소비원유수송의 외국선 의존도를 낮추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선박투자회사제도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과 외부금융기관등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 또는 매입해 그 선박을 해운선사에 대선(임대)함으로써 발생되는 대선료(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기법이다. 이미 유럽의 해운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제도이지만 아시아에선 한국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즉 개인도 적은 돈을 투자해 유조선과 같은 거대한 선박의 주인이 돼 산업설비에 직접투자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번에 설립될 선박투자회사는 선박구입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서 수출입은행에 선가의 약 70% 범위내에서 선박담보대출을 신청할 예정이다.
선박투자회사법에 의해 설립되는 선박투자회사는 1사 1척만 소유할 수 있으며 전문기관인 선박운용회사에서 운용관리한다. 선박투자회사는 존속기간이 5년이상인 장기펀드이지만 해운선사와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선박 실종 및 파손등에 대비한 국제선박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매우 낮다. 또 주식시장에 상장될 경우 환금성도 보장된다. 특히 올해 말 관련법 개정안이 제정되면 개인의 경우 3억이하 투자시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마저 주어져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본 선박투자회사가 예상대로 설립될 경우 선박투자회사법에 으한 제 1호 선박투자회사가 되며 해운산업의 활성화 및 국민들에게 건전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박투자회사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한편 선박투자회사법에 의거 설립된 최초의 선박운용회사인 한국선박운용회사는 이번에 설립될 선박투자회사의 설립 및 운용에 실질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한국선박운용회사는 자본금 총 73억원으로 올해 초 설립됐으며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대한해운, 수협중앙회, 한투증권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 인력은 해운 및 선박금융인력으로 구성됐다.
이같은 제도를 이용해 동사는 오는 2020년까지 약 45조원을 조달해 4,622만톤의 선박을 확보해 국내 해운 및 조선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향후 우리나라를 21세기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 성장시키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