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1-22 11:17
(서울=연합뉴스) = 미국 서부항만의 파업을 계기로 항만혼잡료 신설을 추진해온 국내외 해운업계가 하주협회 등의 강한 반발 등으로 혼잡료 도입에 주춤거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항만혼잡할증료 신설방침을 밝혔던 국내외해운업체들이 할증금액을 낮추거나 할증료 도입을 유보 또는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독일 해운업체인 하파크로이드는 당초 지난 17일부터 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선박운용 사정 등으로 첫 할증료 부과를 오는 26일로 연기했으며, 요금도 TEU(20피트 컨터이너)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각각 500달러와 1천달러에서 180달러와 60달러로 크게 낮췄다.
중국의 차이나쉬핑은 로스앤젤레스 등 항구까지 가는 화물에 대해선 할증료를 과하지 않고 내륙지방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만 내달초부터 할증료를 물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 머스크와 미국계 싱가포르 업체인 APL, 일본의 NYK 등은 할증제 도입 여부 및 시기, 요금을 정하지 않은채 업계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국내업계의 경우 당초 이달말부터 750달러/1천달러(TEU/FEU)의 할증료를 부과하기로 했던 한진해운이 내달 6일로 할증제 도입을 연기했으며, 현대상선도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종합상사 등으로 구성된 하주협의회는 해운업체들의 혼잡할증료 도입 방침이 나오자 지난 12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할증료 부과방침취소를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었다.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관계자는 "올들어 이미 2-3차례 운임인상이 있었던데다 서부항만 적체가 점차 정상을 찾고 있어 할증료를 부과할 명분이 없다"며 "해운업계도 이런 점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