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21 09:38
미서부항만 정상화 늦어 일부 선사들 할증요율 적용 적극 검토
지난 10월 9일 오후 6시를 기해 미서부 29개 항만작업이 재개되었으나 노조원들의 작업장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외항에 대기중인 200여척의 하역작업에 차질을 몰고와 앞으로 항만작업의 정상화로 대미 수출입화물의 정상적인 운송에는 한달여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시작된 미국의 크리스마스시즌 성수기 물량이 미서부항만 폐쇄조치로 수송상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도 정상적인 항만운영의 정상화가 되기까지에는 몇주간의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하주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경우 공컨테이너 수급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선박운항중단외에 앞으로 대거 입출항해야 하는 선박들의 원활한 운항체제 수립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어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중이다.
한국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서부항만의 조업재개로 미국 현지에 묶여 있던 국적선에 대한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국적선사의 선박귀항이 지연되고 있어 수출운송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국적선사 선박귀항 지연
그동안 적체된 화물과 선박 등 항만의 정상적 운영에는 최소 6~8주 소요 예정돼 수출입화물의 원활한 해상운송에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무역업계는 크리스마스시즌 화물의 적기선적이 시급해 선복예정물량에 대한 부킹을 재개토록 촉구하고 있지만 현지사정이 조업재개이후에도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대기선박으로 인해 이번주에도 2~3항차 결항이 예상된다.
또 공컨테이너의 부족해소도 현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아시아/미주서안항로 운항선복량은 주 2만2천TEU인데 현재 미주로 반출돼 미회수된 공컨테이너가 1만여개에 달해 이 지역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는 평소의 20~30%인 5천5백TEU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역협회측은 북미항로의 공급부족을 이유로 북미서비스에 있어 서안을 우회하는 루트를 개발한 일부 선사들은 급히 선적을 요구하는 화물에 대해 20피트 컨테이너당 250달러, 40피트 컨테이너당 5백달러의 추가 할증료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타항로도 이에 편승 운임인상 움직임이 있어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TEU당 250달러 추가 할증요율 적용 추진
한일항로의 경우 오는 11월 15일부 유가할증료를 420% 인상할 것을 추진중이며 동남아항로는 CFS요금 등 요율을 대폭적으로 인상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업계는 이외에 선박의 입출항절차 신속화, 부산 CY 및 터미널의 화물적체 해소방안 강구를 요망했다.
한편 무역협회가 조사한 주요 수출입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행 선복 스페이스 부족과 공 컨테이너부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급부족사태를 악용해 운임인상시도의 억제가 필요하며 운임인상여파가 유럽 등 타항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요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물적체를 이유로 수출물품의 부산 CY 화물반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수출입 통관의 신속화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LG전자의 경우 오는 11월 8일까지는 크리스마스시즌 화물의 선적이 완료돼야 하며 동 시기를 놓치면 엄청난 영업손실과 재고부담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10월 14일 현재 운송지연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약 7천만달러수준이나 향후 적기선적이 안될 경우 2배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항공운송도 스페이스부족으로 3~4일간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무림제지측은 선적예약은 받아주지만 현지 도착예정일자는 보장해주지 않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10월 14일 현재 부산항에 20피트 컨테이너 7개가 묶여 있고 현지에는 70~80개가 하역을 못하고 선상에서 대기중인 실정이다. 공장에서도 공컨테이너 수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도어작업이 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진크라운의 경우 현지에 40피트 컨테이너 40개가 하역되지 않아 적기납기를 못지키고 있는 상황이고 더욱이 아예 재고를 쌓아두고 선적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 상태여서 자금부담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화섬유는 가먼트 제품의 90%가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전량 미서부항만을 도착항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선적이 일주일씩 지연되고 있어 40피트 컨테이너 10개가 부산항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동국무역의 경우 대미 수출은 주로 MLB를 통해 미국 동부지역으로 내륙운송했으나 선사들이 선적예약을 받아주지 않아 공장에서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체 관계자는 선사와 S/C계약이 체결돼 있어 운임인상에 대한 압박은 받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항공운임이 많이 오른 상태라고 밝히면서 항공사가 20~30% 인상했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사실상 2배이상 오른 상태라고 언급했다.
LG화학은 수입의 경우 미국서부항만을 이용하던 것을 사반나 등 남부항만에서 우회선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임이 약 5백달러 추가부담되고 있다고 밝혔다. 액체화물 운송을 위한 탱커선의 경우 선적이 안돼 유럽으로 구매선을 돌리고 있는 상태이며 그에 따라 5%의 수입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전자의 경우 월평균 40피트 컨테이너기준으로 1천개의 물량이 미국지역으로 수출되는데, 파업으로 250개 분량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해왔다. 공컨테이너 부족으로 평소 50개 도어작업을 하는데 하루면 가능했으나 현재는 3일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수출입하주들이 선복을 제때에 잡지 못하고 있고 하역작업의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임 추가부담 등의 압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을 주시장으로 해운업체들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선박운항에 있어 고정요일서비스가 정착된지 오래됐으나 이번 사태로 선박의 결항사태가 일어나 하주들에게 적기선적의 서비스 제공이 어렵게 됐고 예약된 선적화물을 실어나르지 못해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 선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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