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1-05 09:54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에두아르도 두알데 아르헨티나 정부가 내놓은 경제개혁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환율체계의 개혁 및 국가비상사태 법안'이라는 공식명칭이 말해주듯 개혁안은 아르헨티나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태환정책(태환법)의 폐지와 페소화의 평가절하 등을 통해 경제난 극복과 사회질서 안정을 되찾는 데 있다.
빠르면 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늦어도 5일중 발표될 개혁안의 주요내용은 우선 미국 달러화대 페소화의 환율을 1대1로 고정시킨 태환정책을 폐지하고 페소화의 가치를 30∼40% 평가절하하는 것으로 돼 있다.
대부분의 현지언론이나 정부관계자들은 평가절하된 페소화의 가치가 달러당 최저 1.3페소에서 최대 1.4페소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외신은 1.35∼1.45페소까지도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알데 정부는 평가절하 이후 향후 90일동안 정부의 개입아래 `고정환율제'를 유지한 뒤 90일 이후엔 페소화 환율을 외환시장의 자동조절기능에 맡기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두알데 정부의 임기가 지속되는 향후 2년동안은 언제든지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삽입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새 정책은 또 페소화 평가절하시 물가폭등에 따른 국민생활의 혼란에 대비, 의약품과 연료 등 주요 생필품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물가가 치솟을 경우 평가절하의 의미가 퇴색되고 경제불안만 오히려 가중될 것을 우려, 강력한 물가단속을 펼 계획이다.
두알데 대통령도 이날 올리보스 대통령관저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기업인, 노조 지도자 간담회에서 "국산품 애용을 적극 장려하되 제조업체들이 물가를 올리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신용카드 사용액을 페소화 부채로 전환하는 등 국내에서 진 10만달러 미만의 부채에 대해서는 페소화로 대체시키되 달러화 예금은 달러화로, 페소화 예금은 페소화로만 인출이 가능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대금은 법이 발효되더라도 달러화 등 소비액에 해당하는 다른 화폐로 갚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카드빚 체납자 등 10만달러 미만의 `빚쟁이'들은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이지만 어차피 페소화가 평가절하되면 실질수입이 그만큼 감소한 셈이 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수출원유에 대해 세금을 신설하고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前) 정부가 취한 예금인출 제한조치도 조건부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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