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 운임이 시나브로 상승하면서 1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동량도 매달 플러스 성장을 신고하면서 선사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7월 4주 평균 한일 구간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47달러를 기록, 전달의 225달러 대비 10% 올랐다. 한일항로 월 평균 운임은 지난 3월 184달러로, 단기 저점을 찍은 뒤 다시 상승하고 있다. 5월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200달러를 넘어섰고 6월과 7월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며 250달러선까지 접근했다.
주간 운임은 7월8일 250달러를 기록, 지난해 8월21일 293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7월15일 249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7월22일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124달러 수준이다.
KCCI에 유가할증료(BAF)가 포함된다는 점에 미뤄볼 때 아직까지 운임 수준은 동남아항로 등에 비해 약세로 판단된다. 하반기 부과되는 BAF는 상반기와 같은 200달러다. 다만 선사들은 지난달 터미널조작료(THC)를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함으로써 15달러 정도의 기본운임 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 수입화물에 부과되는 운임은 TEU당 30~50달러 사이로 파악된다.
한 선사 관계자는 “원양항로와 동남아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한일항로 운임도 수급 구조의 변화 없이 소폭 올랐다”며 “팬스타가 6월 말부터 부산과 일본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새롭게 열었지만 운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수요는 목표 대비 견실한 편이다. 선사들은 올해 4기(7~8월) 선적 상한선(실링)을 76%로 설정했다. 전기에 비해 1%p, 전년 동기에 비해 3%p 높은 수준임에도 많은 선사들이 7월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가철과 일본 최대 명절인 오봉절(8월15일) 연휴가 껴 있는 7~8월은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7월엔 예상만큼 수요 감소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오봉절이 있는 8월이다. 올해 오봉절 연휴는 8월10일부터 19일까지 최대 1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 시기 동안 해운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 관계자는 “7월엔 3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사들이 실링을 달성했다”며 “하지만 8월엔 오봉절 연휴 동안 화물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공식 집계된 한일항로 물동량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2만6000TEU(잠정)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2만500TEU에서 4.5% 증가했다. 수출화물은 4% 감소한 2만6300TEU에 그쳤지만 수입화물은 9% 늘어난 2만2900TEU, 환적화물은 6% 늘어난 7만6800TEU를 각각 달성했다.
환적화물 중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또는 제3국으로 수송된 삼국 간 화물은 5% 늘어난 6만2600TEU,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4% 늘어난 1만4200TEU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한일항로 물동량은 환적화물 강세를 배경으로 1월 한 달을 제외하고 모두 우상향곡선을 그리는 호조를 보여주고 있다.
항로 개설 소식으로 스위스 선사 MSC는 3000TEU급 선박 <엠에스씨릴로3>(MSC Lilou III)호를 투입해 고베-오사카-하카타-부산-고베를 순회하는 카구야 서비스를 열었다. 대형선 투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적선사들이 주목하는 상황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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