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은 새해 들어 선적상한선(실링)을 70% 중반대로 조이며 지난해보다 공급 축소 전략을 강화했지만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동량은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의 부진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3만3500TEU를 기록, 전년 같은 달의 14만100TEU에서 5% 감소했다. 수입화물은 6% 감소한 2만4400TEU, 환적화물 8% 감소한 8만500TEU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수출화물은 7% 늘어난 2만8600TEU를 기록, 6월 이후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일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띠었다.
1~11월 누계 실적은 2% 감소한 158만2700TEU로 집계됐다. 수출화물은 1% 늘어난 31만6500TEU, 수입화물은 4% 감소한 29만1100TEU, 환적화물은 2% 감소한 97만50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수입화물이 지난해부터 약세로 돌아서면서 2021년 51 대 49였던 수출입 화물 비중은 52 대 48로 소폭 벌어졌다.
수요 약세가 표면화하자 선사들은 공급량 조이기에 나섰다. KNFC는 올해 1기(1~2월) 선적상한선(실링)을 75%로 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전기(11~12월)보다 5%포인트 낮은 수치다. 선사들은 1월에 일본 최대 연휴 기간인 신정과 우리나라 최대 연휴인 설 명절이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2021년 3기(7~8월) 이후 처음으로 75% 실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공급을 크게 축소했지만 시황 흐름은 악화일로다. 물동량이 부진한 상황에서 운임도 심한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의 한일 구간 운임지수(KCCI)는 25일 현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767달러를 기록했다. 첫 발표일인 11월7일 881달러에서 100달러 이상 하락했다. KCCI는 기본운임과 유가할증료(BAF) 통화할증료(CAF)를 합산한 운임이다.
국적 근해선사들이 해양수산부에 공표한 부산발 일본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 한신(고베·오사카)행 기본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50~275달러를 형성했다. 지난해 말 300달러 선이 무너진 뒤 새해 들어 다시 소폭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유가할증료(BAF)는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245달러를 유지했다.
선사 관계자는 “실링을 바짝 줄였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선사들이 눈에 띈다”며 “설 연휴를 앞둔 밀어내기 수요가 실종된 데다 수입화물이 크게 부진한 게 이유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1월에 연휴가 몰려 있던 터라 2월엔 물동량 실적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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