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가 톤세제로 거둬들인 수익을 모아 사회 공헌 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한국해운협회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임시총회에서 해양진흥공사 출자와 해운산업발전기금 조성안을 의결했다.
이날 총회에서 선사들은 지난해 톤세로 거둔 절감액 중 1600억원을 모금해 800억원을 해양진흥공사에 출자하고 나머지 800억원은 해운산업발전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은 “해운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에도 해운 지원 금융 시스템은 취약하고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해양진흥공사 역량을 키우고 해운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회원사들이 톤세 수익금 모금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총회에 참석한 외항해운업계 대표들을 독려했다.
해운업계는 지난 2015년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 5500억원 중 51%인 2800억원을 출자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전년도 톤세 절감액의 10%를 출자해왔다.
이후 2018년 7월 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을 통합한 해양진흥공사가 출범하면서 출자금은 공사로 귀속됐다. 선사들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출자한 금액은 총 500억원으로, 공사 전체 자본금의 2.2% 정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출자가 잠시 끊겼다. 공사와 해운업계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업계 지원 차원에서 2019년과 2020년 2년치 출자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로 오히려 해운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맞고 선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자 톤세로 거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논의가 다시 활발히 진행됐다.
결국 해운업계는 지난해 선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톤세 혜택 폭도 막대한 규모에 이르는 점을 들어 절감액 10% 중 5%를 해양진흥공사에 투자하고 나머지 5%를 공익사업에 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협회의 모금 목표가 달성되면 해양진흥공사 자본금 출자 규모는 1300억원으로 늘어난다. 7년 전 협약한 2800억원의 47% 수준이다.
8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해운산업발전기금은 청소년 해양사상 고취, 어촌⋅어항 활력 증진, 바다살리기 운동, 해양문화교육, 선원 장기 승선 유도, 해기사 양성 지원 등 각종 사회 공헌 사업과 해운 발전 사업에 쓰인다.
해운협회 사무국은 기금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발전기금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재단법인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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