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이 올해 상반기(1~6월) 선박 수주량 세계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내조선 빅3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폭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LNG 운반선이 효자 선종으로 각각 자리매김하며 일찌감치 수주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 조선사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71%를 쓸어 담은 LNG 운반선의 건조 선가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며 수익성 또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 상반기 수주점유율 46%…두자릿수 ‘껑충’
올해 상반기 선박 수주실적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을 제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선박 수주량은 994만CGT(수정환산톤수·184척)로, 926만CGT(335척)를 기록한 중국을 간발의 차로 앞서며 세계 1위에 올랐다. 3위 일본은 154만CGT(55척)에 그치며 한국 중국에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전년 3058만CGT 대비 30% 감소한 2148만CGT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06만CGT보다 10.1%, 중국은 지난해 1449만CGT 대비 36% 각각 감소한 실적을 각각 거뒀다. 일본 역시 전년 364만CGT에서 58% 줄어든 수주량을 기록하며 한중일 모두 지난해 수준의 일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상반기 수주 점유율이 지난해 36%에서 올해 46%로 10%p(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가량을 휩쓴 셈이다. 반면 중국은 47%에서 43%로 점유율이 4%p 줄었다. 3위 일본은 7%에 그치며 한국 중국의 2강 체제가 이어졌다.
상반기 LNG 운반선은 우리나라의 효자 선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발주 14만m³ 이상 LNG 운반선 89척 중 우리나라는 71%인 63척을 쓸어 담았다.
하반기에도 카타르 프로젝트 등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지면서 높은 기술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조선의 강세가 지속될 거란 게 조선업계의 시각이다.
선종별 발주량을 살펴보면 14만m³ 이상 LNG 운반선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은 감소했다. LNG 운반선은 461% 폭증한 785만CGT로 우리나라의 수주량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벌크선은 83% 급감한 33만CGT, 아프리막스급 유조선은 60% 줄어든 29만CGT,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67% 감소한 295만CGT에 머물렀다.
6월 수주량에서는 우리나라가 카타르발 훈풍에 힘입어 중국을 크게 앞섰다. 6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416만CGT(98척)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256만CGT(34척), 중국 110만CGT(50척)로, 수주 점유율은 각각 62% 27%로 나타났다. 한국은 카타르 등 LNG 운반선 26척 수주에 힘입어 전월 대비 2배 이상(106%) 늘었으며, 중국은 20% 증가했다.
6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5월 말 대비 1%(111만CGT) 증가한 1억62만CGT로 1억t을 간신히 유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4234만CGT, 한국 3508만CGT 순이었다. 전월 대비 한국은 5% 증가한 반면, 중국은 0.4%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한국은 28%, 중국은 17% 각각 증가해 올해 수주 호조세를 반영하고 있다.
6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1.43포인트 상승한 161.53포인트를 기록, 2020년 12월 이후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한국조선이 대거 수주한 17만4000m³급 LNG 운반선이 전달 대비 400만달러 상승한 2억3100만달러를 기록,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수주 선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의 늪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1만3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00만달러 상승한 1억5500만달러, 초대형유조선은 50만달러 오른 1억1750만달러,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50만달러 상승한 7950만달러로 모든 선종에 걸쳐 신조선가가 올랐다.
조선 빅3, 연간 수주목표 조기달성 기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 3’는 컨테이너선과 가스선을 앞세워 수주 풍년이었던 지난해보다도 더 많은 수주액을 달성했다. 빅 3의 평균 목표 달성률이 70%를 웃돌아 올해 조기 달성이 예상된다.
조선 빅3 중에서 수주 규모가 가장 큰 현대중공업은 6개월 동안 144억달러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수주 목표액인 174억4000만달러의 82.6%를 달성했다.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수주 척수가 100척으로 전체 선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1%에 달했다.
총 수주 척수는 124척으로 컨테이너선 79척, LNG 운반선 21척, 특수선 6척, 기타 18척 등을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지난해는 컨테이너선 43척, LNG 운반선 12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5척, 탱크선 47척 등 160척을 쓸어 담았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수주액 63억달러를 신고했다.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만으로 6개월 만에 연간 목표(88억달러)의 72%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9척, LNG 운반선 24척 등 33척이 수주 장부에 기입됐다. 지난해 수주액 59억달러와 비교하면 6.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엔 컨테이너선 38척, 탱크선 7척, LNG 운반선 3척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는 컨테이너선, 올해는 LNG 운반선이 삼성중공업의 주력 선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상반기 59억3000만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며 66.6%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컨테이너선 6척, LNG 운반선 18척, 기타 2척 등 총 26척을 확보했다. 전년 55억달러 대비 8% 성장했으며,
지난해엔 컨테이너선 16척, 탱크선 11척, LNG 운반선 1척, LPG 운반선 9척, 해양플랜트 2기 등을 수주 리스트에 올렸다.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는 주력 선종이 컨테이너선이었지만 올해는 LNG 운반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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