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시황이 물동량 강세를 배경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일부 선사들은 수요 성장에도 수출 화물 운임이 바닥권을 면치 못하자 수출항로에서 화물을 싣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3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9만70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27만9800TEU에서 6.2% 성장했다. 수출물동량은 6% 성장한 9만8700TEU, 수입물동량은 5% 늘어난 18만11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31% 증가한 1만7200TEU였다.
한중항로 물동량은 지난 1월 16% 늘어난 29만4900TEU의 호성적을 내며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성장 곡선을 그렸다가 2월엔 중국 춘절(설) 연휴 여파로 8% 감소한 21만5900TEU에 그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1분기(1~3월) 물동량은 전년 대비 5% 성장한 80만7800TEU를 기록, 사상 2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수출은 27만5000TEU, 수입은 48만8900TEU로, 성장률은 나란히 5%를 기록했다. 피더화물은 2% 늘어난 4만3900TEU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 기록은 2021년의 81만5500TEU로, 수출 28만3700TEU, 수입 47만4600TEU, 피더화물 5만7100TEU였다. 올해 실적은 2021년에 견줘 수출과 피더화물은 뒤졌지만 수입은 1만TEU 이상 앞섰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주력 수출품목인 합성수지(레진)는 약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137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0만t에서 2% 감소했다. 특히 레진 물동량은 4% 감소한 106만t에 그쳤다. 레진 수출 물동량은 지난 2020년 20% 급증한 뒤 2021년 반락해 올해까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섬유 원료는 71% 급성장하는 호조를 보였다. 석유화학제품 수입 실적은 15% 늘어난 30만t을 기록하며 강세를 띠었다. 레진은 21% 급증한 25만t이었다.
운임은 수출과 수입 모두 강세를 띠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4월 평균 부산발 중국행 수출항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9달러를 기록,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월 평균 KCCI는 지난해 6월 121달러에서 3개월 만에 30달러대로 곤두박질 친 뒤 지난해 11~12월 30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올해 들어 서서히 오르고 있다.
주간 운임은 3월11일과 18일 2주 연속 단기 고점인 40달러를 찍은 뒤 소폭 하락해 38~39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20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유황할증료(LSS) 100달러가 적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기본운임은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수입 운임은 수출 운임보다 견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4월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항로 운임은 TEU당 158달러로 집계됐다. 전달의 154달러에 견줘 2% 인상됐다. 1월과 2월 6~7% 올랐다가 3월에 1% 하락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수입항로 월간 운임은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150달러 선을 유지했다.
주간 운임은 4월19일 현재 164달러를 기록, 지난해 8월4일 165달러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주간운임은 지난 1월26일 159달러에서 하락해 3월8일 14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3월 중순부터 다시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물동량은 호조를 띠고 있지만 운임이 여전히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해 수출항로에선 화물을 실을수록 적자를 내는 상황”이라며 “일부 선사들 사이에서 수출항로를 화물을 싣지 않고 공컨테이너를 재배치하는 용도로 운항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