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14:15

한일항로/ 성수기 맞아 운임 시나브로 상승세

‘수요 부진 심각’ 18개월간 15번 역신장


한일항로 물동량이 두 달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이 동반 성장세를 띤 게 플러스 성장의 배경이 됐다. 운임은 선사들의 공급 축소 전략이 주효하면서 하락세를 멈추고 조금씩 오르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2만20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9400TEU에 견줘 2.2%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15% 감소한 2만3600TEU, 수입화물은 15% 늘어난 2만2800TEU였다. 환적화물은 9% 늘어난 7만5500TEU로 집계됐다.

환적화물 중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또는 제3국으로 수송된 삼국 간 화물은 22% 늘어난 6만7300TEU였지만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42% 감소한 8200TEU에 머물렀다. 삼국 간 화물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6만TEU를 웃도는 호성적을 냈지만 피더화물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연속 8000TEU대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등의 주요 원양선사들이 자체적으로 한일 간 셔틀항로를 강화하면서 근해선사에 맡기는 피더 운송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일항로 월간 물동량이 성장 곡선을 그린 건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 만이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 이후 오름세를 보인 달보다 내리막길을 걸은 달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터라 2월 실적의 호조는 고무적이다.

역성장 행진이 본격화한 2022년 9월 이후 18개월간 물동량이 플러스 성장한 건 지난해 9월과 12월, 올해 2월 등 고작 3개월뿐일 만큼 최근 한일항로에선 수요 부진이 심각한 실정이다. 공교롭게도 3번 다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이 호조를 띠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앞으로도 지난해 부진을 기저효과로 물동량이 상승세를 탈지 관심이 쏠린다. 

한일항로 최대 성수기인 3~4월의 수요도 견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10개 선사들은 KNFC를 중심으로 올해 2기(3~4월) 선적 상한선(실링)을 78%로 정했다. 이전 기간(1~2월)에 비해 5%포인트(p)가량 공급을 늘렸지만 2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사들이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3월과 회계연도가 새롭게 시작되는 4월엔 밀어내기 수요가 몰리면서 선사들의 수송 실적도 껑충 뛰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엔 월 16만~18만TEU의 화물이 이 기간에 쏟아졌다. 하지만 수요 침체가 나타나면서 지난해는 12만TEU대까지 급락해 선사들을 울상 짓게 했다.

선사 관계자는 “실링을 강화한 데다 3월에 밀어내기 물량이 몰리고 4월에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많은 선사들이 실링을 채웠다”며 “일부 선사는 저단가 화물을 싣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목표 수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운임은 소폭 상승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4월 평균 한일 구간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86달러를 기록, 전달보다 2달러 올랐다. 올해 1~2월 185달러에서 지난달 184달러로 소폭 떨어진 뒤 다시 올랐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한 운임은 100달러를 밑돈다. 주간 운임은 지난 2월26일 18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상승 반전해 4월15일부터 2주간 187달러를 유지했다.

유가할증료(BAF) 등의 부대운임을 제외한 기본운임은 TEU당 수출 50~100달러, 수입 20~30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BAF는 200달러가 적용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일주일 이상 연휴가 이어지는 골든위크가 있는 5월엔 다시 운임이 약세를 띨 가능성이 있다”며 “선사들이 실링을 75%대로 낮춰 운임 하락을 방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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