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6월 선박 수출액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신조선 발주 부진과 고부가선박 인도 급감으로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띠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월 선박 수출액은 12억5000만달러(약 1조6200억원)를 기록, 전년 동월 19억5100만달러 대비 36% 줄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인도가 크게 줄어든 게 선박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3척이었던 LNG 운반선 수출 척수는 올해는 1척으로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신조선 발주 부진과 대형 LNG 운반선 등 고부가선박의 단가 및 수출 감소로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고 말했다.
상반기 선박 수출액 역시 전년 118억6000만달러에서 올해 82억5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로 30.5%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 증가와 글로벌 친환경 정책 확대 영향 등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조선사들의 올해 선박 수주는 호조를 보였지만, 수주-인도 간 시차 등으로 수출액은 감소했다.
반도체·컴퓨터·철강 등 6개 주요품목 증가세
6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577억3000만달러(약 72조9200억원)를 기록, 역대 최고 월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지난달에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602억달러를 상회, 무역수지는 2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컴퓨터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헬스 등 6개 주요 품목은 조업일수 감소에도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도체는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10.7% 증가한 123억5000만달러를 기록, 14개월 연속 100억달러 달성이라는 성과를 일궜다.컴퓨터는 북미 등 주요 지역 데이터 투자 확대에 9.6% 신장한 15억6000만달러, 철강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강세로 5.4% 성장한 32억8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석유제품은 고유가 상황 속에서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 및 가동률이 지속되면서 81.7% 폭증한 54억8000만달러, 바이오헬스는 기존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등 판매 호조로 3.8% 증가한 13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반면 선박과 더불어 석유화학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일반기계 이차전지 섬유 차부품 등 9개 품목은 6월 수출액이 감소세를 띠었다.
품목별, 상반기(1~6월) 수출액은 선박을 제외한 14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중국 등 모바일 수요 증가세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8% 성장한 690억2000만달러로, 역대 상반기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석유화학은 고유가 추세 지속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에 16% 증가한 300억9000만달러, 석유제품도 고유가에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가동률에 힘입어 89.3% 급증한 303억8000만달러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일궜다.
에너지가격 급등·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상반기 무역적자 103억弗
6월 수출액을 지역별로 보면, 도시 봉쇄와 우크라이나 사태 침공,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중국 CIS(독립국가연합) 중남미가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은 0.8% 감소한 129억7000만달러, CIS는 44.6% 급감한 7억4000만달러, 중남미는 8.3% 줄어든 23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반도체, 석유제품, 철강 등의 호조로 16.7% 증가한 102억5000만달러, 미국은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의 선전으로 12.2% 증가한 97억8000만달러, 일본은 컴퓨터와 바이오헬스 등의 호조로 2.2% 증가한 26억5000만달러를 각각 거뒀다. 이 밖에 인도 중동 유럽연합(EU) 등도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실적은 우크라이나 여파로 수출액이 급감한 CIS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CIS는 차부품과 가전, 자동차 등이 부진하면서 21.5% 감소한 50억5000만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등이 선전하면서 6.9% 증가한 813억8000만달러, 아세안은 반도체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의 호조로 31.8% 신장한 647억2000만달러, 미국은 일반기계 컴퓨터 등의 수출이 늘면서 18.2% 증가한 549억6000만달러를 각각 일궜다. 이 밖에 EU 일본 인도 중동 중남미의 올 상반기 수출액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6월 수입액은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년 대비 19.4% 증가한 602억달러(약 78조1200억원)로, 4개월 연속 60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면서 원유· 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37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수출을 상회하는 수입이 계속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6월 중순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따른 물류난이 생산 출하에 악영향을 주면서 수출이 일부 위축된 게 적자로 이어졌다.
상반기 수입액 역시 공급 측면 불안정성 심화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26.2% 증가한 3606억달러로 확대됐다. 수출의 높은 증가세에도 월평균 26.4%의 수입 증가율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달러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6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화물연대 운송거부 영향에도 일평균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하는 등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20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급증으로 연달아 적자가 발생한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공급망 불안정 심화 등 우리 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우리 수출이 하반기에도 흔들림 없이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여러 정부 부처가 한뜻으로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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