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해운사인 팬오션이 정관을 변경하고 싱가포르 증시 상장 폐지를 마무리 지었다.
팬오션은 29일 열린 2022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사외이사 1명 이상을 두도록 한 정관 30조 규정과 싱가포르 상장 주식의 국내 통지처 신고 의무를 제외한 정관 15조 규정을 각각 삭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했지만 이후 국내 증시에 동시 상장하고 법정관리와 감자, 증자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싱가포르 시장의 비중이 크게 약화되자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어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 당시 싱가포르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0.032%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임시주총에서 올해 3월21일을 상장 폐지일로 확정한 팬오션은 이날 열린 정기주총에서 관련 정관 규정을 개정하고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 싱가포르 크리스토퍼 아난드 다니엘 변호사를 재선임하지 않으면서 싱가포르 증시 철수를 매조졌다.
선사 측은 또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의 ESG(친환경·사회공헌·윤리경영) 권고를 받아들여 정관에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조항을 신설했다. 이로써 이 회사 위원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수위원회 감사위원회와 함께 총 4개로 늘어난다.
팬오션은 아울러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과 천세기 하림그룹 전무를 사내이사, 오광수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하는 한편 홍순직 전 전주대 총장과 장지영 법무법인 소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했다. 오광수 홍순직 장지영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도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됐다.
이 밖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수는 각각 3명과 4명, 보수 한도는 30억원을 유지했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 총액은 한도의 63%인 19억원이었다.
이날 승인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팬오션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액 4조6161억원, 영업이익 5729억원, 순이익 5493억원이었다. 매출액은 85%,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배 6배 급증했다. 부채비율은 66%에서 80%로 확대됐다.
팬오션은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시가의 1.8%인 주당 100원, 총액 534억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은 주총 후 한 달 이내에 모두 지급된다.
이 회사 안중호 대표이사는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려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운영선대 규모를 210척에서 270척으로 확대한 데 힘입어 수송 물동량이 2020년 9500만t에서 지난해 1억1200만t으로 18% 성장했다”며 “지난해 진출한 LNG선과 VLCC(초대형 유조선) 사업을 카타르프로젝트 진출 등으로 안정화하고 곡물사업과 물류사업의 독자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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