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가 올해 들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동량과 운임 모두 약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2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4만4800TEU를 기록, 1년 전 31만8300TEU에 견줘 4.2%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수출화물은 1% 감소한 15만8300TEU, 수입화물은 7% 감소한 14만6600TEU에 각각 머물렀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띠었다. 특히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3곳은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베트남은 3% 늘어난 9만7400TEU로, 부동의 동남아지역 1위 교역국 자리를 유지했고, 인도네시아는 6% 늘어난 4만1500TEU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달 인도네시아에 2위 자리를 뺏겼던 태국은 2월에도 7% 감소한 4만1900TEU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지만 순위는 2위를 되찾았다.
4위 말레이시아는 14% 감소한 3만6600TEU, 5위 대만은 1% 감소한 3만4200TEU, 6위 홍콩은 7% 감소한 2만700TEU를 각각 기록했다. 7위 필리핀과 8위 싱가포르는 각각 22% 감소한 1만7000TEU, 16% 감소한 1만5500TEU에 머물렀다.
이로써 동남아항로 월간 물동량은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 달 전 역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던 1월 실적은 0.8% 성장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2월까지 누계는 1.7% 감소한 64만5200TEU였다.
운임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3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5567.5를 기록, 전달 평균 6657.7에 비해 16% 하락했다. SEAFI는 12월24일 역대 최고치인 8100.9를 찍은 뒤 올해 1월 중순까지 강세를 유지하다 설 연휴를 거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약세로 전환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11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항로별 3월 평균 운임은 전달 대비 모두 두 자릿수의 낙폭을 보였다. 동남아 지역 중 가장 많은 선박이 오가는 베트남 호찌민행과 태국 램차방행 운임은 각각 14% 하락한 801달러, 23% 하락한 812달러를 기록했다.
태국행 운임은 이로써 4개월 만에 네 자릿수에서 세 자릿수로 떨어졌다. 또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운임은 17% 내린 1121달러, 싱가포르 운임은 16% 내린 1173달러로 집계됐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운임은 12% 떨어진 1301달러, 필리핀 마닐라 운임은 11% 떨어진 531달러였다.
주간 운임은 이달 18일 현재 싱가포르 1161달러, 베트남 805달러, 태국 798달러, 필리핀 533달러, 말레이시아 1110달러, 인도네시아 1291달러다. 태국항로 운임은 지난해 12월3일 이후 12주 연속 네 자릿수를 유지하다 2월25일 세 자릿수로 내려왔다. 태국항로와 같은 시기 네 자릿수까지 치고 올라갔던 베트남항로 운임은 앞서 2월18일 세 자릿수로 떨어진 바 있다.
중국과 달리 한국발 운임은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부산발 국적선사 공표운임은 3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항로 550~850달러, 하이퐁항로 400~750달러, 태국 방콕항로 700~850달러대를 형성했다. 외국선사 운임은 이보다 높다. 호찌민 580~950달러, 하이퐁 500~700달러, 방콕 750~950달러로 파악된다. 다음달에도 이 같은 운임 수준은 변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유황유할증료(LSS)는 2분기 동안 전기보다 3달러 오른 130달러가 적용될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한국 수출운임은 중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이 약세를 띠더라도 한동안 현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선복난 등의 시장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팬오션이 9년 만에 하이퐁항로에 자사선을 배선해 눈길을 끈다. 팬오션은 동영해운과 1000TEU급 선박 2척을 공동배선하는 방식으로 뉴하이퐁익스프레스(NHX)를 개설했다. 기항지는 인천(토)-부산(일)-광양(월)-하이퐁(토)-서코우(월)-인천(토) 순이다. 팬오션은 <포스도쿄>, 동영해운은 <페가서스페이서>호를 각각 운항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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