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8 16:07

송년특집 / [2021년 10대 뉴스] 08 한국조선 수주 풍년 ‘즐거운 비명’…합병은 난항



사상 초유의 컨테이너선시장 호황을 맞아 국내 조선사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컨테이너선 수주 랠리를 이어나간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수주목표를 일제히 초과 달성했다.

운임이 급등하고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올 한 해 선주들의 컨테이너선 주문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전년 1897만CGT(수정환산톤수) 대비 138% 폭증한 4507만CGT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기록한 5363만CGT 이래 최대 규모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전년 대비 478% 폭증한 1109만CGT, 14만m³ 이상 LNG선은 119% 증가한 544만CGT, 벌크선은 132% 증가한 253만CGT로 각각 나타났다.

컨테이너선 수주량을 크게 늘린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00억달러를 돌파한 225억달러의 수주액을 거뒀다. 연간 목표인 149억달러의 151%를 달성, 2013년 320억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컨테이너선 78척, 탱크선 57척, 벌크선 2척, LNG선 32척, LPG선 49척 등 224척이 수주 장부에 기입된 선박들이다.

삼성중공업은 12월8일 현재 수주액을 118억달러로 늘리며, 연간 목표 91억달러를 30% 초과 달성했다. LNG선 20척, 컨테이너선 44척, 원유운반선 14척 등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들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컨테이너선 20척, LNG선 15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1척, LPG선 9척, 해상풍력설치선 2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60척 약 107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달러 대비 약 140%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합병)도 올 한 해 조선업계를 뒤흔들었다. 올해 무산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내년에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주들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에 따른 신조선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 내부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이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부를 매각해야 합병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2019년 12월 이후 세 차례나 두 조선사의 합병 심사를 연기한 바 있다. 코로나19와 정보 누락 등이 심사 중단을 선언한 배경이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두 메가 조선사의 합병이 유럽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심사를 지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1·2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합병을 통해 수주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구매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NG선과 컨테이너선은 양사가 합쳐질 경우 수주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올 들어 컨테이너선시장 호황에 유럽 선주들은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린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6개국에 합병 심사를 요청했다. EU를 포함해 우리나라 일본 등 총 3개국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관련 심사를 받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와 카자흐스탄 중국은 경쟁법을 위반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심사를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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