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컨테이너선시장 호황을 맞아 국내 조선사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컨테이너선 수주 랠리를 이어나간 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수주목표를 일제히 초과 달성했다.
운임이 급등하고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올 한 해 선주들의 컨테이너선 주문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전년 1897만CGT(수정환산톤수) 대비 138% 폭증한 4507만CGT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기록한 5363만CGT 이래 최대 규모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전년 대비 478% 폭증한 1109만CGT, 14만m³ 이상 LNG선은 119% 증가한 544만CGT, 벌크선은 132% 증가한 253만CGT로 각각 나타났다.
컨테이너선 수주량을 크게 늘린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00억달러를 돌파한 225억달러의 수주액을 거뒀다. 연간 목표인 149억달러의 151%를 달성, 2013년 320억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컨테이너선 78척, 탱크선 57척, 벌크선 2척, LNG선 32척, LPG선 49척 등 224척이 수주 장부에 기입된 선박들이다.
삼성중공업은 12월8일 현재 수주액을 118억달러로 늘리며, 연간 목표 91억달러를 30% 초과 달성했다. LNG선 20척, 컨테이너선 44척, 원유운반선 14척 등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들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컨테이너선 20척, LNG선 15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1척, LPG선 9척, 해상풍력설치선 2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 등 총 60척 약 107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달러 대비 약 140%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합병)도 올 한 해 조선업계를 뒤흔들었다. 올해 무산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내년에도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주들이 몰려 있는 유럽에서는 두 조선사의 합병에 따른 신조선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 내부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중 한 곳이 액화천연가스(LNG)선 사업부를 매각해야 합병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2019년 12월 이후 세 차례나 두 조선사의 합병 심사를 연기한 바 있다. 코로나19와 정보 누락 등이 심사 중단을 선언한 배경이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두 메가 조선사의 합병이 유럽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해 심사를 지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1·2위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합병을 통해 수주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구매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NG선과 컨테이너선은 양사가 합쳐질 경우 수주 점유율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올 들어 컨테이너선시장 호황에 유럽 선주들은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린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6개국에 합병 심사를 요청했다. EU를 포함해 우리나라 일본 등 총 3개국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 관련 심사를 받고 있다. 앞서 싱가포르와 카자흐스탄 중국은 경쟁법을 위반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심사를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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