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이 중국과 선박 수주량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올해 세계 1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부가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탱크선 등을 골고루 쓸어 담아 질적으로는 중국조선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국가별 누계(1~11월) 수주실적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이 2192만CGT(수정환산톤수)로 한국 1696만CGT, 일본 393만CGT에 앞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년 502만CGT 대비 약 3.4배(238%), 중국은 667만CGT 대비 3.3배(229%) 급증한 실적을 각각 거뒀다. 일본은 전년 118만CGT에서 3.3배(233%) 증가한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주 점유율은 중국이 49%, 우리나라가 38%를 각각 나눠 가졌다. 일본은 9%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1~2위의 수주량 차이가 500만CGT에 달해 올해 한국 조선이 2018년 이후 3년 만에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누계 수주액에서도 중국이 우리나라를 앞섰다. 중국 446억5200만달러, 우리나라 419억1400만달러, 일본 79억77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고수익 선종을 중심으로 한 선별 수주를 진행하면서 중국과의 수주액 차이를 그나마 좁힐 수 있었다는 관측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양과 질에서 두루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종별로는 세계 무역 물동량 증가 기대에 따라 대형컨테이너선의 주문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전년 1897만CGT 대비 138% 폭증한 4507만CGT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기록한 5363만CGT 이래 최대 규모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1만2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전년 대비 478% 폭증한 1109만CGT, 14만m³ 이상 LNG선은 119% 증가한 544만CGT, 벌크선은 132% 증가한 253만CGT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초대형유조선(VLCC)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전년 대비 각각 8% 61% 감소한 142만CGT 33만CGT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11월 수주량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섰다. 수주량은 한국 77만CGT, 중국 46만CGT 순이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LNG선과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등을 수주하며 우리나라의 1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특히 우리나라는 LNG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계약으로 11월 척당 평균 선가가 1억2300만달러로 중국 3500만달러 대비 3.5배 높아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중국을 압도했다.
11월 전체 발주량은 전년 164만CGT 대비 19.5% 감소한 132만CGT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이 전체 발주량의 45%(60만CGT)를 차지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신조선 발주 열기로 조선소들의 일감은 크게 늘어났다. 11월 말 현재 전 세계 수주잔량은 전년 6784만CGT 대비 33% 증가한 9007만CGT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3720만CGT에 이어 한국 2899만CGT 일본 929만CGT 순이었다.
11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달보다 1.3포인트 상승한 153.6포인트를 기록,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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