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북미동안 컨테이너항로에서 수에즈운하가 아닌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하는 선사들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연료유 가격이 급락한 게 컨테이너선 배선 패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통항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입 감소에 위기감을 느낀 수에즈운하청(SCA)은 6월 말까지 컨테이너선 통항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유럽·북미동안 항로에서 4월 초부터 희망봉을 경유하는 서비스가 늘고 있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20편이 희망봉을 경유하는 서비스로 파악됐다. 아시아-유럽 서안 3편, 동안 9편, 아시아-북미동안 8편이다. 2M 디얼라이언스 오션얼라이언스 모두 희망봉을 경유하고 있으며, 서안은 프랑스 선사 CMA-CGM만이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유럽항로의 경우 희망봉 경유는 수에즈운하 경유 대비 운항일수가 통상 5일 정도 늘어난다. 그러나 유가하락으로 항해 일수 증가에 따른 연료비 상승을 억제할 수 있으며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선복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CA는 4월 초 6%의 통항료 할인을 결정했지만 이후에도 선사들의 희망봉 경유가 확대되면서 요금 인하를 결정했다. SCA에 따르면 노퍽 북쪽 북미 동안발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선박에 60%, 노퍽보다 남쪽인 동안발에서 포트클랑행 선박은 75%,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포트클랑까지의 항만으로 향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65%의 리베이트(환급)율을 각각 설정했다.
유럽 북서부에서 모로코 탕헤르, 스페인 알헤시라스까지의 항만에서 포트클랑 동쪽으로 가는 선박에 대한 환급율은 17%다.
수에즈운하 통항료는 선형 등에 따라 다르지만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은 70만달러(약 8억6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서배너 등 미국 동안 남부발 극동아시아 대상이라면 50만달러 이상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 외신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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