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6 16:10

코로나19 직격탄 국적항공사 ‘신용도 희비교차’

한신평, 대한항공 하향검토 대상 등록, 아시아나 상향검토 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을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Watchlist)에 등록한 반면 아시아나는 상향검토 대상을 유지했다. 현재 두 항공사의 신용등급은 각각 BBB+ BBB-다.
 
최근 코로나19가 유럽, 미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도 확산되면서 세계보건기구(WTO)가 11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특히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우리나라에 대해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입국제한을 시행하고 있어 국제 여객운송과 교류가 상당부분 차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항공산업은 작년부터 경기변동성이 취약한 항공화물 수요가 침체되고 여객실적을 견인해 온 내국인 출국 수요의 성장세도 저하되는 등 수요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해 왔다. 아울러 저가항공사(LCC) 구조조정 시행, 보잉사의 B737 맥스 기종 생산 중단 등 공급조절에도 경쟁강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더해지며 매우 어려운 영업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여객 수송실적 - 전년동기 대비 증감율(단위 %)


대한항공, 3월 들어 운송객 70% 급감…수익창출력 훼손 불가피
 
한신평은 ▲수익 및 이익창출력 여부 ▲단기 항공수요와 수익성 정상화 ▲유동성 관리 등의 기준으로 항공사 신용도를 평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경우 전 지역에서 60~90%의 이용객이 감소해 수익과 이익창출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그간 두 항공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장거리 노선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중국노선 매출 감소폭을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었으나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서 우리나라를 여행권고 3단계(불필요한 여행 자제)로 지정하면서 전 노선의 이용객 감소가 가속화됐다. 3월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한국인 입국방역 강화, 호주의 한국인 입국금지 등으로 운항 노선이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절대적인 수익창출력이 큰 폭으로 훼손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대한항공 운송객 수는 2월 마지막 주 기준 전년동기 대비 약 50%, 3월 첫째주에는 약 70%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수 노선의 운항 중지에도 감가상각비 등 대규모 고정비가 발생하며 이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한신평은 코로나19의 팬데믹에 따라 항공수요 정상화는 상당기간 지연되는 한편 영업 펀더멘털(기초체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여객 수요 성장 둔화와 화물 수요 부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추세화될 경우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될 거란 판단이다.
 
또한 유동화 프로그램 내 통제장치의 발동 등으로 유동성 관리 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이 2~3개월이상 급감할 경우, 단기 유동성 위험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신탁 내 통제장치가 작동될 수 있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한신평은 유동화 구조에 따라 영업현금흐름의 많은 부분이 유동화 차입금 원리금 상환에 먼저 사용될 수 있고 차입금 만기 구조의 단기화와 더불어 항공기 리스료, 유동화 차입금 외 일반 차입금 상환과 이자비용 등의 고정적인 현금 유출 대응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여객 수송실적 - 전년동기 대비 증감율(단위 %)
                                                                                                           
 
HDC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인수 ‘낙관적’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에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지분 인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상향검토를 유지했다. HDC컨소시엄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완화,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와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등 긍정적인 효과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아시아나 역시 이번 사태로 인해 수익‧이익창출력 급감,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 등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신탁조기지급사유 발생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해 기내면세품 신용판매대금 채권, 마일리지 판매대금 채권 등의 일부 특수목적법인(SPC)를 추가신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결되지 못할 경우, 각 유동화프로그램의 발동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 개설 잔여 여신한도, 신규 대주주의 유상증자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현금흐름을 적절히 관리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여객‧화물 수요 부진 및 성장 둔화의 추세화와 영업펀더멘털의 훼손 가능성이 재무안정성 개선과 계열의 유사시 지원 수혜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경우, 상향검토로 평가받은 아시아나의 등급감시대상은 재검토될 수 있다”고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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