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불거진 중동지역 불안이 우리나라 경제를 뒤흔드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동 불안에 따라 유가가 소폭 상승하면 수출에 긍정적이지만 급등할 경우 수출이 감소하며 전 세계 경제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에서 10%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수출단가 상승 ▲산유국 재정개선 ▲해양플랜트 수주·인도 확대 등에 힘입어 3.2%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유가 급등 시 수입도 3.3% 증가하나 원유 수입단가 상승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협회 관계자는 “안정적인 흐름에서 10% 상승한 국제유가(두바이유)는 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배럴당 65~70달러 정도로 예상한다”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60~80달러 미만을 유지한다면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13개 중 10개 품목은 수출 시장에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 급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이란 간 새로운 핵협상 국면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대치 가능성을 근거로 내세웠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심각했다. 미국이 드론으로 이란 총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면서 전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그 당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가까이 급등했다. 다만 미국이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이란과의 전쟁이 아닌 경제 제재를 택하며 유가도 다시 하락했다. 현재는 배럴당 65달러 선을 유지하며 차츰 안정세를 보였다.
유가가 8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 약화 및 해외수요 둔화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수입도 마찬가지다.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국내 소비여력이 축소돼 수입시장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중동 불안에 따른 실물경제 동향 및 수출기업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국제유가 급등시 채산성 악화와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가 예상되므로 수출시장 및 원유 수입선 다변화, 에너지 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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