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권에 선박용 LNG(액화천연가스) 연료 공급시설 구축이 추진된다.
해양수산부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서해권역에 LNG 연료공급(벙커링)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10개 기관이 국내 LNG 벙커링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도 개편, 시설 구축, LNG 공급방안 마련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엔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 중부발전 SK이엔에스 현대글로비스 한국선급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에이치라인해운 SK해운 등 총 10곳이 참여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수립한 LNG 추진선박 연관산업 활성화 방안에 맞춰 선박 발주를 지원한 데 이어 후속조치로 상대적으로 LNG 연료공급 시설이 부족한 서해권역을 지원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운규제로 꼽히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시행이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는 데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IMO는 2020년 1월부터 전 세계 선박용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할 예정으로, 이 규제를 일컬어 IMO 2020으로 부른다.
IMO와 별도로 개별 국가들은 자국 해역을 배출규제해역(ECA)으로 지정하는 등 해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CA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은 IMO보다 강한 0.1%로 설정되는 추세다.
LNG는 기존 선박연료인 벙커C유보다 황산화물을 100%, 질소산화물(NOx)을 80%, 미세먼지를 9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국내에서도 환경규제에 대응해 LNG연료 추진선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현재 국내 LNG연료 선박은 짓고 있는 것까지 포함해 총 11척이다.
내항선으로 2013년 운항을 시작한 260t급 항만안내선 <에코누리>호를 비롯해 2017년 취항한 5만t급 벌크선 <그린아이리스>호, 올해 완공된 2019t급 청항선 등이 가동되고 있다. 추가로 청항선과 예선이 각각 2척씩 건조될 예정이다.
외항선의 경우 4척의 LNG연료 선박이 건조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에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7월 벌크선 2척씩 잇달아 발주한 바 있다.
궤를 같이 해 LNG 벙커링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남해와 동해권의 경우 이미 LNG 벙커링 기지 건설 계획이 확정돼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부산신항 가덕도와 울산신항 오일허브 1단계에 각각 1조4000억원 8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LNG 벙커링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가스공사는 통영 LNG 터미널에 벙커링설비를 짓고 있다. 이들 지역에 들어서는 설비는 모두 십투십(ship to ship) 방식이다. 벙커링선박이 기지에서 공급받은 LNG를 모선에 충전하는 구조다. 가스공사의 통영 기지엔 다음달 대한해운이 운영하는 벙커링선박이 취항할 예정이다.
반면 서해권에선 아직까지 이렇다할 LNG 벙커링 시설 도입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번 협약에 참여한 가스공사가 벙커링기지 건설을 구체화하고 있다. 공사는 국내 5번째로 출범하는 당진 LNG 인수기지에 벙커링 기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1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SK이엔에스도 지난 2017년 가동에 들어간 보령 LNG터미널에 벙커링 시설 조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LNG 벙커링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없다”면서도 “관련 사업이 추진된다면 보령터미널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에 참여한 에이치라인해운은 이미 발주한 4척의 LNG연료선 외에 중부발전과 제휴해 추가 선박 발주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운열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은 “정부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LNG 추진선박 연관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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