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형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1~6월) 수주목표 달성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10%대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하며 대형조선사들 중에서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1년 전과 비교해 두 자릿수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성중공업은 건조 단가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만 수주 장부를 채우며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조선사들 중에서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올 상반기 국내 대형조선사들은 LNG선과 탱크선 덕을 톡톡히 봤다. 수주 척수 42척 중 34척을 두 선종으로만 채웠다.
특히 LNG선은 절반인 21척을 차지해 조선사들의 주력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사들이 올 하반기에 기대를 거는 선종 역시 가스선이다. 조선사들은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가뭄을 해갈해 연간 목표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다.
현대·대우 선박수주량 전년比 두자릿수 후퇴
LNG선과 탱크선은 올 상반기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을 좌우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년 28억6600만달러 대비 22.9% 감소한 22억900만달러의 일감을 수주고에 올리며 올해 목표인 117억3700만달러의 18.8%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탱크선 4척 LNG선 5척 LPG선 3척 등 총 12척이 수주장부에 기입됐다. 수주잔액은 전년 214억7700만달러 대비 11.4% 증가한 239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실적은 LNG선과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에 힘입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의 1~6월 신조선 수주액은 32억달러로 전년 25억달러 대비 28%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고부가가치선과 강점을 드러내고 있는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 공세를 강화, 상반기까지 LNG선 10척, 탱크선 2척, 특수선 1척,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1척 등 총 14척의 건조계약을 따냈다. 올해 수주목표는 78억달러 중 약 41%를 달성했다. 수주잔액은 전년 199억달러 대비 소폭 증가한 205억달러로 집계됐다. LNG선과 생산설비가 62억달러 65억달러로 잔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신조선 수주량은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월 이 조선사가 거둬들인 수주량은 전년 31억4000만달러 대비 12% 감소한 27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총 수주척수는 10척 감소한 16척으로 LNG선 6척, 탱크선 7척, 특수선 3척이 수주장부에 기입된 선종들이다. 컨테이너선은 올 들어 단 1척의 계약도 성사시키지 못했으며, 해양플랜트 또한 2014년 이후 수주가 끊긴 상황이다.
수주목표는 84억달러로 이 중 33.1%인 27억7000만달러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의 6월 말 수주잔량은 215억4000만달러(98척)로 1년 전과 비교해 5% 후퇴했다. 수주잔고 비중은 상선이 52.1%(74척), 해양 25.1%(5척), 특수선 및 기타 22.8%(19척)로 각각 나타났다.
클락슨, 2020년 이후 LNG선 발주전망 ‘상향조정’
조선사들이 올해 하반기 기대를 걸어볼 만한 선종은 LNG선이다. 영국 클락슨의 전망이 상향 조정되면서 조선사들의 향후 가스선 수주 기대감은 증폭되고 있다. 클락슨은 올해 3월 2018년 발주량을 고려해 올해 전망치를 낮췄지만, 2020년 이후 장기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하반기 주력선종 수주와 환경규제로 나타날 신조 수요에 대응해 실적회복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주력선종인 LNG선 대형컨테이너선 해양설비 위주로 수주를 이어나가는 한편, 황산화물 배출 규제 및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장착의무에 따른 선박 교체 발주를 예상해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LNG 밸류체인으로 향후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수요 증가에 따른 발주 강세가 지속되며 연간 50척 이상의 LNG선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2024년까지 2억2000만t 규모 LNG 신규 수출 계획으로 현재 LNG선 90여척의 안건이 진행 중이라는 게 조선사 측의 설명이다. 카타르페트롤리엄 40척, 모잠비크 아나다코 16척, 러시아 노바텍 10~15척, 미국 엑손모빌 20척 등 총 86~91척의 발주가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신조선가 및 발주량이 반등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규제 및 교체 수요 등으로 탱크선과 LNG 발주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신규 발주가 본격화되는 LNG선과 연비가 낮고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로 신조 수요가 기대되는 탱크선 등을 중심으로 상선시장에서 발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형컨테이너선은 공급과잉으로 발주가 어렵겠지만 일부 시장 중심으로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해양시장에서는 생산설비와 시추설비 신조 발주 가능성은 제한적인 반면, 특수선은 정부의 중장기 국방예산에 따른 안정적 수요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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