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유럽 해운사에서 10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유럽 역내 로로(RORO, 화물차로 하역하는 방식) 선박 운항 전문 기업인 CLdN은 1100TEU 피더 컨테이너선 10척을 HD현대미포조선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10척 중 6척만 본계약 물량이고, 4척은 옵션으로 파악된다. 선가는 척당 5040만달러(약 670억원)로, 옵션이 모두 행사될 경우 전체 계약 규모는 5억400만달러(약 6700억원)에 이른다. 앞서 HD현대미포조선은 3억240만달러(약 4039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6척 신조 계약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신조선은 HD현대미포조선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돼 2017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신조 계약엔 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이중 연료 엔진을 장착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선사 측은 신조 컨테이너선이 자사 로로선 사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LdN이 컨테이너선을 신조하는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현재 이 선사는 33척의 자사 로로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1000TEU급 안팎의 컨테이너선 3척을 임차해 운항 중이다.
CLdN이 컨테이너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기존 유럽 역내항로 해운사인 BG프레이트라인, 유콘(Eucon)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DP월드 자회사인 유니피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사는 올해 초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디스트리포트 터미널을 인수한 뒤 이곳을 거점으로 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를 잇달아 열었다. 962TEU급 임차 컨테이너선 2척을 배선해 로테르담과 아일랜드 더블린을 잇는 항로를 주 2회 운항하는 한편 1000TEU급 선박을 투입해 로테르담과 아일랜드 코크(Cork)항을 매주 1편 연결하고 있다.
이로써 이 선사는 HD현대미포와 거래한 신조선 계약을 최대 20척으로 늘렸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총 8척의 로로선을 인도받은 데 이어 2025년 상반기 납기 목표로 2척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2021년 10월과 2022년 2월 각각 지어진 차선(Lane) 길이 5000m급 선박 <파우스틴>(Faustine)과 <세라핀>(Seraphine)호는 연근해를 다니는 대형 로로 화물선으로는 처음으로 LNG 연료 추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5년에 완공되는 차선 길이 8000m급 로로선 2척은 LNG와 전기로 동력을 얻는 바르질라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채택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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