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견실한 수요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지만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론 경쟁이 심화될 거란 예측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 문아영 선임연구원은 최근 항공운송산업을 분석하며, 당분간 여객 수요와 항공화물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시황은 호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개선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거란 전망이다.
문아영 선임연구원은 “항공산업은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1~7월 국제선 여객 수요는 2019년 동기간 대비 94%에 도달했다. 미주 일본 동남아 등 주력 노선을 위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주 구간은 미-중 직항 노선 회복이 지연되면서 환승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화물 시황 또한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중국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수요 증가로 중국 직구 물량과 미-중 환적화물이 늘어난 데다 홍해 사태에 따라 일부 해운 수요가 항공 화물로 전환됐다. 운송량이 반등하면서 글로벌 항공화물 운임은 2019년 대비 50%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황이 개선된 가운데 단거리 노선에선 공급이 늘고 경쟁이 치열해져 비수기 운임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2분기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둔화됐다.
문 연구원은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 하락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인건비, 유류비가 증가한 가운데 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항공사의 총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1%가량 증가했으며, 인건비와 유류비는 각각 22%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영업비용의 상당 부분이 외화로 결제돼 고환율 상황은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앞으로 이뤄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특히 저비용항공사에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도 제시됐다. 인수가 확정되면 국내 항공시장엔 통합 대형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와 통합 저비용항공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가 출범한다. 항공 전문가들은 시장 재편에 따라 LCC는 수익성이 둔화되고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아영 연구원은 “규모 측면에서 열위해지는 기타 LCC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만들어지는 통합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는 LCC 국제선 여객 시장 점유율의 40% 이상을 차지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등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의 박종도 선임애널리스트와 원종현 실장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 대형 항공사의 통합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국토 크기와 인구수 대비 국적항공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며 “항공사 간 인수합병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미국 당국의 심사 결과만을 남겨두고 있다. 유럽집행위원회(EC)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운송사업의 매각을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내걸어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이 사업을 에어인천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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