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세계 항공화물시장의 화물수송량 증가율(FTK·톤킬로미터)이 마이너스로 마감했다. 세계적인 교역부진에 미중무역분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슈 등 세계 곳곳에서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수요부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화물수송량 증가율은 -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아프리카지역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36.1%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화물시장을 자랑하는 아태지역은 -6.4%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점유율 13.2%의 중동지역은 -0.1%, 소수시장인 아프리카는 -0.3%로 각각 1분기를 마무리했다.
유럽 중남미 북미 등 3개 지역은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2대 수출지역 유럽(점유율 23.4%)은 성장률 0.3%를 기록했고, 뒤이어 북미(23%)가 0.9%를 기록했다. 중남미(2.6%)는 2.2%를 기록해 주요 6개 지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다.
같은 기간 국내외 공급량(AFTK·화물공급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났고, 화물적재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p 줄어든 46.5%로 집계됐다.
하지만 3월 수요성장률이 0.1% 플러스성장을 기록했고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수요도 간만에 소폭 성장하며 부진에서 벗어난 점은 화물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비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점에서 수요 부진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전개되는 이유다.
하지만 IATA는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어려워, 향후 집계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IATA는 “3월 FTK가 전년 동월 대비 아주 조금 성장한 0.1%를 기록했다. 전달(-4.9%)과 비교하면 급격한 턴어라운드다”라면서도 “최신 트렌드에 견줘볼 때 이러한 긍정적 현상은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6개 지역이 모두 성장세를 거둔 가운데, 아태지역은 -3.4%의 성장률로 계속해서 역신장했다. 전월 성장률이 -12%까지 추락한 점에서 수요부진이 꽤 개선되긴 했지만, 제조업자들의 수출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회복 부진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유럽과 중남미는 각각 3.6%의 성장률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럽지역은 독일 수출업자들의 제조부진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지만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는 브라질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면서 화물수요가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에 계속되는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북미지역은 0.4%의 성장률을 거뒀다. 성장률 약세에 대해 IATA는 지난해 후반 미국 내수 경기활동이 부진했고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지역 신규 수출계약이 늘어나는 점은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지역은 1.3%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북미 중동-아태지역 간 계절성 수출입화물 부진이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프리카는 6%의 성장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공급성장률은 지난해 3월 6%대의 성장률에 견줘 크게 줄어든 3.1%로 집계됐다. 주요 항공사들이 수요부진에 대대적으로 공급을 조절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1년 중 11개월을 연평균 공급성장률이 수요성장률을 추월한 점에서 화물적재율 부진은 가중되고 있다.
3월에도 화물적재율은 공급과잉 여파로 1.5%p 줄어든 49.5%에 그쳤다.
한편 항공업계는 내년 항공화물운송시장이 활황세일 것으로 내다봤다. IATA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4%는 내년에 항공물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13%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객시장, 중동 外 전지역 성장세
1분기 여객 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4.8%로 마감했다. 3월 여객수요가 부활절 연휴에 따른 일정 변화로 3.1%에 그치는 기저효과를 보였지만 주요 지역(중동 제외)들이 모두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외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5.2%였으며, 탑승률은 0.4%p 후퇴한 80.6%로 집계됐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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