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하면 무슨 단어가 연상될까? 대부분 가장 먼저 학교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평생교육의 개념이 도입된 지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학교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교육개혁가 호레이스 만(Horace mann)은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바퀴역할을 하는 교육의 기능을 강조하며 “교육은 인간 조건의 차이를 보정하는 가장 위대한 균형추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교육 수요자간 또는 교육 수요자와 공급자간 이해충돌로 인해 침몰할 위기에 놓여 있다. 학교 밖 현장실습 중에 발생한 일이든, 학생들끼리 놀다 일어난 일이든 학생이 조금만 다쳐도 민원이 쇄도한다. 이로 인한 민원과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많은 교사가 고통받고 있다. 학교생활 전반이 내ㆍ외부적 요인에 의해 이해관계자간 간섭과 비판에 노출되어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성적이지 못한 민원 제기에 교권이 흔들리고, 교육을 맡은 학교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교권이 추락하는 건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고 학생의 권리 주장이나 민원인의 보호만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으니 학교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학교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고 학교를 강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교육현장에서 발생한 민원으로 교육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도록 힘써야
첫째, 교육현장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교육매뉴얼은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교육시스템 즉 고도의 교육관계 기본법제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음에도 사실 확인도 안 된 확대 포장된 민원 제기에 교육부나 청와대의 말 한마디면 교육시스템 전체가 붕괴되곤 한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교육시스템의 부재라고 질타한다. 이 때문에 교육의 이해관계자들은 교육현장의 매뉴얼이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한다.
일선 교사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힘을 쏟아야 하나 교육 이해관계자간 발생하는 민원 해결이나 민원 제기의 최소화에 전전긍긍한 모습이 역력하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꿈과 끼를 키우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이러한 왁자지껄한 학교생활에 이해관계자간 사소한 충돌로 막무가내식 민원이 속출한다.
이해관계자간에 여과 없이 제기된 민원은 교육의 영속성과 중요성을 저해시키고 수년 동안 활용된 교육매뉴얼은 허공으로 발차기하는 격으로 무시되어진다. 다시 말해 교육현장은 시스템 따로, 실행 따로 움직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교육 활동은 학교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약화시킨다. 지금부터라도 수년 동안 운영된 교육시스템이 부재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가교육 운영책임자는 교육현장에서 교육매뉴얼이 붕괴되지 않도록 조치하여야 하며, 교육매뉴얼 대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한다.
교육민원에 대한 선별적 대응과 교육민원상담센터(가칭) 신설 검토해야
둘째, 학교는 블랙컨슈머(악성 민원인)를 선별하여 대응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유명대학 병원에서는 이미 블랙컨슈머를 선별하여 대응하는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블랙컨슈머로 인해 다수 소비자의 의료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악성 민원이 제기되면 대다수 의료인이 악성 민원의 해명에 매달려 선량한 환자의 치료를 등한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학교는 정당하지 못한 악의적인 민원 제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교육부나 교육청으로 민원이 제기되면 만사형통한다는 교육수요자들의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 또한 문제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의 관계자들 역시 교사의 수준을 능가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단위 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은 단위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를 위해 학교는 교육민원상담센터(가칭) 등의 조직을 신설하여 교육수요자의 민원 제기에 선별적으로 대응하고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은 침몰 위기에 처해 있는 학교를 다시금 정상적인 항해로 복귀하는데 안전장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조망해본다.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 사회 해결해야
셋째, 학교는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의 근원을 찾아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 수직적 사회 이동과 교육기회의 불균등이 지속될 경우 사회 불평등 구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학교는 교육과 차별이라는 위태로운 경계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삐끗하면 차별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 지역적·경제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 교육기회의 불평등까지도 학교의 문제인 양 치부되고 갑질이라는 시대적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점점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으로 더 견고하게 갖춰지고 있는 듯하다. 차별과 불평등 사회의 심화를 학교나 교사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보여 진다.
『2019년 대한민국 트렌드』에 의하면 ‘좀 더 큰 방에서 간편식을 먹고, 유튜브를 보며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라고 오늘날 젊은이의 경향을 소개하고 있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간섭받지 않으면서 마냥 놀고 싶고, 쉬고 싶은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욕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일수록 차별과 불평등에 저항이 강하고, 불평등 사회의 모습은 점점 더 견고하게 갖춰지고 있다. 교육적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공동의 협력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학교는 차별과 불평등 사회라는 틀을 인정하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도록 조치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교육을 통해 미래에 생활해야 할 영역과 교제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 즉 모든 삶의 양식이 좌우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학교는 새로운 직업군의 출현에 대비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에 노력해야
마지막으로 교육현장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젊은 사람의 니즈는 물론 교육열이 높은 기성세대의 기대치를 함께 찾아 조합하여 4차 산업에 맞는 교육혁명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전환점을 시기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해 항상 경쟁에서 뒤쳐져 왔다.
미래직업 지형도 변화를 보면 2030년까지 현재의 직업 50%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학교는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교육받으며 각자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학교는 새로운 직업군의 출현에 대비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과 학습관리 지원에 힘써야 한다. 이제는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서 벗어나 교육 컨설턴트로서의 역량을 갖출 때 더 존경받고, 직업만족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결론적으로 학교는 전인교육의 산 교육장으로 삶의 나침판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주는 여정이고 장소이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학교가 배움의 전당이 되어야지 이해관계자간 논쟁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또한 가르침을 전수하는 교사는 존경의 대상이지 타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를 구상하며 교육현장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간다면 교육혁명으로 중요한 변곡점이 되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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